[굿 디자인 스토리] 삼성전자 `하우젠·지펠 BI`

[굿 디자인 스토리] 삼성전자 `하우젠·지펠 BI`

 프리미엄 가전분야 1위, 고품격 프리미엄 가전브랜드 삼성 하우젠 지펠이 지난해 새로운 BI를 선보였다. 고급 냉장고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지펠의 성공과 토털 가전 브랜드 하우젠으로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에서 해외 브랜드와 맞서 업계 1위를 차지한 삼성이 하우젠과 지펠의 새로운 BI를 선보인 까닭은 무엇일까.

 토털 가전 브랜드를 지향하는 하우젠은 제품군이 많아지면서 BI를 적용하는 범위가 넓어져 ‘하우젠스러움’을 잃기 시작했다. 검정색 바탕에 대문자로 둔탁하게 쓰인 로고는 하우젠이 전하고자 하는 뜻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했다.

 ‘지펠스러움’ 역시 소비자가 냉장고를 보며 느끼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우젠과 지펠은 고급스러움을 찾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발매된 브랜드다. BI는 ‘여성은 물론이고 가족 모두가 꿈꾸는 보석’ 같은 브랜드의 의미를 담는 동시에 스타일리시해야 했다. 이를 위해 하우젠과 지펠의 서로 다른 BI를 통일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토털 가전 브랜드인 하우젠의 BI를 먼저 리뉴얼했다. 소비자와 브랜드가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대문자였던 하우젠의 영문 워드마크를 소문자로 바꿔 부드러운 멋을 줬다. 더불어 젠(zen) 스타일을 강조했던 기존 BI는 한 시대의 유행에 치중해 시대를 넘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해 시대를 아우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하우젠과 지펠의 새 BI의 가장 큰 특징은 심벌 마크다. 가전 브랜드는 적용 범위가 포괄적이고, 생산 효율성 때문에 대체로 심벌 마크를 넣을 수 없었다. 그러나 워드마크는 스토리를 담아낼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고, 그 때문에 아무리 적용범위가 넓다 해도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에 문화적 소통(cultural communication)이 이뤄지지 않는다.

 문화적 소통이 가능할 때 하우젠과 지펠이 고품격 가전브랜드로 자리 매김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과감하게 BI에 심벌마크를 넣었다. 여성은 물론이고 가족 모두가 꿈꾸는 보석 같은 브랜드라는 컨셉트로 다이아몬드를 단순화해 상단을 장식했다.

 하우젠은 워드마크인 ‘hauzen’의 오른쪽 상단에, 지펠은 ‘zipel’ 워드마크 왼쪽 상단에 다이아몬드 심벌이 들어갈 공간이 있었고 이는 두 개의 브랜드에 통일감을 주는 동시에 차별화할 수 있게 했다.

 율동감이 느껴지도록 디테일을 최대한 표현한 워드마크의 곡선과 직선의 조화는 세련된 개성을 표현하며, 다이아몬드 모양의 심벌마크는 하우젠과 지펠이 꿈꾸는 이상적인 가치를 상징한다.

안선아 아이디앤컴 디자인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