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한국의 녹색 비즈니스는?’
2009년 현재 한국에선 녹색, 그린 바람이 한창이다. 모든 산업에서 이 단어를 화두로 한 발전 전략을 만든다. 기후변화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다. 하지만 저마다 외치는 그린 산업 얘기를 들으면 오히려 혼란이 가중되는 때가 많다. ‘녹색은 좋은데 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말이지?’ 이 문제의 답이 궁금한 사람에게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장(48)이 최근 ‘녹색융합 비즈니스’란 이름의 책을 펴내며 나름의 답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등장할 다섯 가지의 핵심 키워드를 다뤘습니다. 온실가스를 30% 줄이자는 ‘쿨어스 30’ ‘18개월마다 크기는 2배 작게 에너지 효율은 2배 높게’라는 새로운 무어의 법칙, 세 번째는 ‘적게 사용해도 효율과 효과가 2배 높은 식량(F)-에너지(E)-물(W)이 융합되는 FEW’입니다. 네 번째는 ‘자연 디자인(DesigNature 또는 CopyNature) 하라’고, 마지막 다섯 번째는 신재생에너지보다 더욱 중요한 에너지 절감이라는 제5의 에너지죠.”
사실 차 소장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자동차 등 대기업 임직원에게 미래 기술을 강의해온 비즈니스 전략 컨설팅 전문가로 미래 기술 분야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선수다. 2006년엔 ‘천지인(天·地·人)’의 독특한 개념으로 서기 3000년의 미래 기술을 예측한 ‘미래 기술경영 대예측’이란 책도 냈다.
하지만 차 소장의 강연이나 미래 예측을 처음 듣는 사람은 대체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꽤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말이 워낙 거시적인데다 해외 논문으로 갓 발표된, 상용화되기엔 아직 먼 기술을 다루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 소장은 자기가 보는 미래에 자신감이 상당하다. 천지인이라는 기술과 과학의 원리는 결국 모두 동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天)은 하늘과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 즉 시간의 개념이며 지(地)는 자연과 환경, 기계, 공간을 뜻합니다. 그리고 인(人)은 사람과 생명을 상징하는 것이지요. 이전에 거시적 기술을 예측하고 제시했다면 이번에 쓴 책은 2030년까지의 미시적인 융합기술을 좀 더 자세히 다뤘을 뿐입니다.”
그는 이제 녹색산업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라는 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 실행 기술을 빨리 찾고 개발해 이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안 없이 녹색, 녹색 하는 바람에 녹색이란 말 자체에 반감을 갖는 일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제 각론에서 접근할 때죠. 융합기술 중 가장 기본적인 나노기술, 바이오기술, 정보기술을 활용해 등장하는 녹색융합기술을 활용한다면 우리나라는 충분히 녹색에너지 강국이 될 수 있습니다.”
차 소장에게 어떻게 미래를 예측하냐고 물었다. 예상과는 달리 미래는 예측하는 게 아니라는 답이 돌아왔다. 정해진 미래가 있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상상력과 꿈이 미래가 되는 것이며 자신은 사람들이 어떤 것을 상상하고 그걸 실현하기 위해 뭘 연구하는지를 보고 연구한다는 뜻이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닙니다. 융합하고 창조하는 것이죠. 그걸 잊으면 안 됩니다.”
최순욱기자 choisw@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