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가스미가세키 클라우드 개념도’
일본 정부는 30만∼40만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디지털재팬크리에이션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최근 ‘가스미가세키 클라우드’로 불리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15년까지 정부 IT인프라를 수용하는 단일 클라우드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이다. 신기술 확산을 위한 테스트베드인 동시에 대규모 IT투자를 촉진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아직 구체적인 상용 비즈니스 모델이 많지 않다. 그나마 미국의 구글·아마존 등이 상용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초기 모델을 갖춰나가는 정도다. 일본 가스미가세키 클라우드 프로젝트처럼 정부 차원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모델을 직접 도입하거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체험할 테스트베드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먼저 행정안전부가 각 부처 IT자원을 모아 운영 중인 정부통합전산센터를 클라우드 인프라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정부통합전산센터가 올해 들어 하드웨어(HW) 통합 발주사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정부 부처가 그때그때 필요한 IT자원을 이용하는 클라우드 환경을 갖춘다면 일본 가스미가세키 클라우드 못지않은 훌륭한 선례를 만들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사이버 인큐베이션센터’ 형태의 클라우드 테스트베드도 현실적인 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꼽힌다. 입주 기업에 필요한 설비를 제공하는 기존 벤처지원센터의 개념을 가져오되 물리적인 방식이 아니라 인터넷 접속에 기반을 둔 클라우드 인큐베이션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다.
가령 SW개발업체는 연구개발에 필요한 값비싼 서버·스토리지와 개발 툴을 직접 도입하지 않고 클라우드를 이용해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후 각 업체가 개발한 SW를 직접 클라우드 플랫폼에 올려 ‘앱스토어’ 형태의 SW장터로도 활용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실제로 구현되기 때문에 클라우드 테스트베드 구축과 중소·벤처 육성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김용순 차세대컴퓨팅산업협회 국장은 “테스트베드를 구축함으로써 아직 막연하게 유망 기술 정도로만 여겨지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실제 확산 기반을 마련하고, 나아가 새로운 IT비즈니스 창출의 장을 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클라우드 테스트베드 구축은 해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국내 기업의 기술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에 참여한 외국기업과 기술적으로 교류해 해외 선진 노하우를 습득한다면 국내 IT업계의 경쟁력 배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이상동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박사는 “아직 일각에선 클라우드 컴퓨팅을 마케팅 용어로 폄하하는 시각이 존재한다”며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빠른 발전을 이루기 위해 작더라도 다양한 테스트베드성 사업을 추진해 클라우드의 참모습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