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공기관의 전관 방송(PA) 시스템이 바뀌고 있다. 지시 사항 전달 등 단순한 음성 기능에서 벗어나 영상, 보안 기능도 탑재돼 종합 AV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교육 시스템과 연동, 전관 방송을 E러닝 기기로 활용하고 보안 기능도 추가하고 있다.
광주 수안 초등학교는 올 초 대당 2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8개 학급에 디지털 AV 학교 방송 시스템을 설치했다. 이 시스템은 음향 기기 전문 업체인 인터엠이 개발한 ‘IPC-III’로 일반 안내 방송, 구내 방송, 비상 방송 등을 지원하는 이른바 전관 방송(Public Adress) 기기다.
이 기기는 교장 훈시와 같은 음성 방송뿐 아니라 비디오 시청, 심지어 각 단말기에서 학생이 자신이 제작한 멀티미디어를 외부로 전송하는 쌍방향 기능도 제공한다.
인터엠 측은 “기존 음향 시스템과 영상을 결합,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하는 통합 영상·음성 솔루션 시스템”이라며 “최근 소규모 방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교회 및 공공기관에서 인기가 뜨겁다”고 설명했다. 실제 IPC-III는 지난해 연말 출시됐지만 서울 천호초등학교, 경기도 신길중학교 등 10여 학교에 납품됐다.
이와 함께 방송 시스템이 중앙 관제를 통한다는 점을 이용, 이를 보안에 활용한 곳도 있다. 경기도 용인 우체국이 대표적이다. 용인우체국은 인켈PA가 만든 전관방송시스템 ‘8000‘을 설치해 방송과 보안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했다.
8000은 평상시엔 일반 공지 사항을 내보내는 방송용으로 쓰이지만 위급 시엔 비상방송과 경보음을 알려주는 기기로 변한다. 서버/IP카메라 등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실시간 영상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는 보안 기기로 활용도 가능하다. 이런 장점으로 인켈PA는 삼성화재, 고척중학교, 천호초등학교 등에 납품했으며 인천 연수구청에는 이와 유사한 전문음향 시스템(SR)을 설치했다.
인켈PA 측은 “요즘 단순 음향 시스템만을 설치하는 공공기관은 거의 없다”며 “음성 기능과 함께 중앙 관제도 함께 하려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교회와 대학에서 점유율이 높은 음향 전문 업체인 케빅은 음향과 E러닝 학습 기능이 합쳐진 전자칠판을 각 학교를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일선 학교에서 기존 아날로그 음향 장비를 걷어내고 디지털 AV전자 칠판을 설치하는 곳이 늘고 있는 탓이다. 이런 분위기로 한 때 위기에 빠졌던 음향 기기 업체에도 서광이 비치고 있다. 각 업체 평균 올해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0∼3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