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여파로 미 벤처기업들이 과거에 조명받지 못했던 소도시로의 이전을 본격화했다.
경기 침체로 실리콘밸리·보스턴 대신 운영비 절감과 주 정부의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시간주 카라마주, 오하이오 톨레도·클리블랜드 등이 IT 기업 유치를 위해 지원금과 세금 감면 혜택 등을 제공하면서 기업들도 이에 화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들이 과거 IT와는 무관해보였던 이들 도시로 둥지를 옮기는 것은 실리콘밸리나 보스턴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한 사무실 운영 비용과 정부 지원 때문이다.
의료기기 업체인 프록시바이오메디컬은 내달 클리블랜드에 신규 사무실을 개설하기로 결정했다. 오하이오개발국의 보조금과 클리블랜드클리닉의 이주 지원금 외에 시에서 조성한 자금 등이 이 회사를 유인했다.
피터 깅라스 이 회사 CEO는 “오하이오 주가 이처럼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과 세제 혜택 제공에 공격적인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벤처 투자가 얼어붙은 실리콘밸리에 비해 투자자 모집에도 유리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외신은 이들 지역의 IT 벤처가 늘어나면서 기존 토박이 업체들도 투자를 받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카라마주 소재 투자 기업인 사우스이스트미시간퍼스트의 론 키친 CEO는 “지난 석 달간 안전한 투자처를 찾기 위해 이곳으로 이전을 검토하는 벤처 기업들이 50∼60개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 지역에서 최근 넉 달간 벤처 투자와 관련한 건수가 이전보다 두 배가 늘었다고 밝혔다.
의료 기술 벤처를 다수 운영하는 필립 에거스 카디옥스 CEO는 지역 소규모 벤처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실리콘밸리에 비해 지역에 뿌리를 둔 벤처 투자자들이 한층 실속있다는 것.
오하이오 지역에서 기술 기업의 투자 자금을 조성해온 테크콜럼버스에 따르면 지난해 테크콜럼버스가 참여하는 ‘센트럴오하이오’가 조성한 벤처 투자 금액은 1억7200만달러로, 지난 2006년 1억2900만달러에서 증가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