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통업계에 1위보다 무서운 2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홈쇼핑 시장에서는 만년 2위 CJ오쇼핑이 무서운 속도로 GS홈쇼핑을 따라붙고, 오픈마켓 업계에서는 옥션이 ‘마트 대신 옥션’이라는 케치프레이즈를 내걸고 G마켓을 위협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홈쇼핑, G마켓 등 선두 업체들이 2위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분주하다.
GS홈쇼핑은 지난 1분기 실적 중 수익이 CJ오쇼핑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기준으로는 여전히 GS홈쇼핑이 1위지만, 불황인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수익을 많이 남긴 CJ오쇼핑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GS는 고마진 상품 등 소싱부문에서 CJ와의 희비가 갈렸다고 자체 분석하고, MD조직을 중심으로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특히 GS홈쇼핑은 ‘고객에게 가치를 준다’는 전략으로 고급 브랜드 제품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급 브랜드를 유치하면 마진율이 높아지는 동시에 홈쇼핑 채널 이미지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GS홈쇼핑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MD들이 자리에 앉아서 업무를 보는 풍경들이 사라졌다”면서 “예전에는 업체에서 상품을 가지고 와서 판매를 제안하면 검토해보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좋은 상품을 조달하기 위해 발로 뛰어다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오픈마켓 업계도 2위 업체인 옥션이 생필품 등 불황상품을 위주로 치고 나오자 G마켓도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e베이의 G마켓 인수 후 옥션과 G마켓의 경쟁 열기가 완연히 식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과 다른 형국이다.
불황에 대비해 생필품, 식품 등 소싱을 서둘러 늘린 옥션의 전략이 주효했다. 처음에는 옥션의 불황형 상품 카테고리 강화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소비부진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구매 수요가 가격이 싼 온라인으로 몰렸고, 인터넷 쇼핑의 반사이익은 생각보다 빠르고 강하게 나타났다. 최근 옥션은 홈플러스 입점 유치를 성공하는 등 ‘마트 대신 옥션’이라는 이미지 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G마켓도 생필품, 식품 등 불황형 상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프로모션 등을 통해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G마켓, 옥션이 생필품 등에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어 하위 업체들도 맞대응하는 양상”이라면서 “특히 불황기에는 유통업종 내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2위 업체들의 과감한 도전과 선두업체의 응전이 혼전하는 양상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