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닷새째인 27일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에는 오전부터 재계 인사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대기업 그룹 회장단뿐 아니라 인터넷 등 IT기업 CEO도 대거 분향소를 찾았다. 이석채 KT 회장 등 KT 주요 임원도 28일 오전에 조문할 예정이라고 KT 측은 밝혔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주요 경영진과 함께 아침 일찍 빈소를 찾았다. 박삼구 회장을 비롯한 금호아시아나 그룹 주요 경영진도 아침 9시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수빈 삼성 회장을 비롯한 30여 명의 사장단도 이날 수요회의를 마치고 분향소를 찾았다. 이 회장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온 국민 모두의 충격이자 슬픔”이라며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하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전 전략기획실 부회장)도 오후 1시50분께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이 고문은 노 전 대통령과는 부산상고 동문이다. 이 밖에 오후 6시께 한국무역협회 오영호 부회장을 포함한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 화천기계공업 권영렬 회장, E1 구자용 부회장, 케이블렉스 김태희 사장 등 무역협회 회장단 20여명도 단체로 분향소를 찾았다.
인터넷 기업 대표도 추모의 자리에 섰다. 허진호 인터넷기업협회 회장과 김창희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정책위원장을 비롯해 김상헌 NHN 대표 등 주요 인터넷 업계 인사가 27일 밤 조문했다. 이석채 KT 회장을 비롯한 KT 최고위임원 6∼7명은 28일 오전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역사박물관을 찾아 단체로 조문할 예정이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에는 지난 23일 60만명 이상의 일간 방문자 수를 기록한 이후 매일 40만명 이상의 네티즌이 방문해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 인터넷 대통령을 기리는 네티즌들이 직접 작사·작곡한 추모곡들이 인터넷에서 넘치고 있다. 이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은 인디밴드 울트라 컨디션이 작곡한 추모곡 ‘위 빌리브(We believe)’.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사진과 함께 이 추모곡이 담긴 영상은 발표된 지 사흘만에 1만명이 넘는 네티즌이 공유하고 있으며, 조회수만도 80만건이 넘는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이수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