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능 공짜폰` 받아 보니…"

이동통신사들의 고객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휴대전화 판매점들이 ‘최신형 모델을 공짜로 주겠다’고 속여 고객을 유인하고선 ‘뒤통수’를 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실상 사기극인 셈이다. 이런 황당한 일을 당한 채모씨는 아직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50대 후반 직장인인 채씨는 이달 초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이라는 곳에서 귀가 솔깃한 전화를 받았다.

텔레마케터는 “영상통화와 디지털이동방송(DMB)이 되는 최신형 3G(3세대) 휴대전화로 바꿔 드린다. 일체 무료이며 기존 전화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고 별도 절차도 없다”며 채씨에게 휴대전화 번호이동을 권했다.

평소 DMB가 가능한 휴대전화를 갖고 싶었던 채씨는 판매원의 말을 믿고 전화상으로 계약을 했다.

그러나 채씨는 물건을 받아 보고는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최신형 3G 제품이 아니라 작년 7월 출시된 2G(2세대)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일체 무료’라던 텔레마케터의 얘기와 달리 가입비도 부과됐다.

채씨는 이에 항의하며 대리점에 개통 취소 신청을 했고, 대리점 측은 “3G 전화기가 맞다”며 잡아떼다가 나중에 가서야 2G 전화기라고 실토했다.

채씨는 “대리점 측이 ‘제조 연월이 올해 3월이니 최신형 아니냐’는 어이없는 변명을 늘어놨다”고 전하며 “통신사들이 여러 미끼를 던져서 2G 재고품을 후다닥 팔아넘기려는 것 아니냐”고 불쾌해했다.

채씨는 결국 개통을 철회했으나 이틀이나 걸리는 바람에 그동안 휴대전화 사용을 못 해 상당한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대리점 측은 “상담원이 신입이라 제대로 설명을 못 해 실수한 것”이라며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해당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만약 사실이라면 이런 행각은 바로 대리점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며 일단 내부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피해 사례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박경희 피해구제본부 통신서비스 담당팀장은 “계약 조건이 맞지 않을 때는 ‘청약 철회’ 즉, 이른 시일 안에 이의를 제기해서 없던 일로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말단 대리점에서는 실적수당 때문에 일단 개통해 놓고 뒤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먹튀’에 당하지 않으려면 계약서를 똑바로 받아놓고 특약사항 등을 잘 기록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