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 총장 애도 "비명에 돌아가셨다니…"

“비명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저로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7일 오후(현지시간)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뉴욕 맨해튼 한국 총영사관에 차려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아 머리를 숙였다. 헬싱키에서 국제회의를 마치고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자택에 들러 옷을 갈아입은 뒤 곧바로 길을 나섰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 재임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반 총장은 분향소 입구에 놓인 방명록에 “제16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조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영정 앞에 깊이 머리 숙여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적은 뒤 “고 노 대통령님께서 평안한 가운데 영면하시기를 기원드린다”고 썼다.

또 “깊은 슬픔을 당하신 권양숙 여사님과 유족 여러분께 멀리서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 여러분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반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처음 노 대통령께서 비명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저로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며 “노 대통령께서 대한민국의 외교지평을 넓히고 우리 외교의 패러다임을 자주.실용외교로 바꾸는 과정에서 여러 국가와의 교분도 넓히고 외교적으로 큰 발전을 이룬 데 대해 전 외교통상부 장관으로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고인을 기렸다. 그는 이어 “민주화와 한국의 개혁, 투명성 이런 데도 아주 깊은 열정을 가지고 노력을 많이 하신 점도 길이 기억되리라고 생각한다”며 “국제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때에 갑자기 서거하신 것을 계기로 국민들이 단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 측근은 반 총장이 지난 주말 스리랑카를 방문했을 때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해들은 뒤 “어떻게 그런 일이..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북핵 실험과 관련 “여러 나라를 방문했을 때 대한민국 출신으로 어떻게 느끼느냐는 질문을 받고 개인적으로 당혹스러웠다”면서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배해 가면서 두 번째 핵실험을 하고 곧이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지역 정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절망감, 이런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반 총장은 “국제사회가 21세기에 핵무기를 갖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미국과 러시아도 비핵화를 위한 군축협상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 당국은 국제사회의 조류를 깊이 통찰해서 남북대화와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하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