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하루 앞둔 28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열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날 새벽까지 분향소에서 마을 진입로 2㎞ 구간에 6줄로 길게 늘어섰던 심야 추모행렬은 출근시간이 되면서 잠시 줄었다가 오전 9시를 넘기면서 다시 길어지고 있다.
상당수 추모객은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 경복궁으로 떠나기 전에 열리는 발인제를 지켜보려고 아예 봉하마을에서 밤을 샐 생각으로 찾고 있다.
한 추모객은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시는 모습을 보려고 이틀간 휴가를 받아왔다”며 “오늘 조문하고 내일 새벽까지 봉하마을에 머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5시30분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봉하마을 분향소를 찾아 1시간가량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미사를 올리고 영전에 헌화, 묵념했다. 사제단은 미사에서 “노 전 대통령은 우리 가슴 깊은 곳에 민주주의를 심은 분”이라며 “우리는 주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아픔을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추모했다. 사제단이 분향하는 시간에는 건호 씨가 상주로 나와 예를 갖췄다. 미사를 마치고 건호 씨는 분향소를 찾은 직장 동료 10여 명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오전 7시 20분께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직접 분향소에 헌화하고 나서 각지에서 온 조문객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직접 감사의 인사를 했다. 오전 8시30분께 노 전 대통령 분향소에는 30~40여 명의 취재진들이 헌화하며 명복을 빌었다.
고 노 전 대통령 국민장 장의위원회는 전날 누적 조문객 수가 78만4천여명에 달했고 해가 진 후 이날 새벽까지 추모행렬이 계속돼 서거 6일째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의위원회에서 마련한 진영 공설운동장 임시주차장에는 추모객들을 수송하려고 임대한 관광버스 12대가 이날 새벽 5시까지 쉴 새 없이 운행했으며 운동장 내 200여 대분의 주차장과 인근 도로 양쪽이 추모객들의 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버스기사 허대홍(44)씨는 “5분 간격으로 배차됐는데 한 번도 쉬지 못했다”며 “봉하마을을 찾는 추모객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