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명 소년들의 합창.’
오는 30일 오후 5시 의정부 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러시아 볼쇼이 합창단이 내한 공연을 갖는다. 80년 전통의 세계 최정상 합창단으로 알려져 있는 볼쇼이는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에 문화사절단으로 처음 내한 공연했고 이번 공연이 두 번째다. 볼쇼이 합창단은 1928년 러시아 합창음악의 거장 알렉산드르 스베시니코프에 의해 창단된 최고의 합창단이다. 이 탁월한 합창단은 그동안 모스크바의 차이콥스키 홀, 뉴욕의 링컨 센터, 파리의 퐁피두 센터, 런던의 바비칸 센터, 도쿄의 카살스 홀, 암스테르담의 콘서트헤보 홀, 로마의 콜로세움 극장, 워싱턴 케네디센터 등 60여개국 130여개 도시에서 연주활동을 벌여왔다.
창단 80년이 지나다 보니 긴 세월 동안 합창단을 이끈 지휘자도 몇 번 바뀌었다. 1936년부터 1950년까지는 쿠비킨이, 1950년부터 1983년까지는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의 교수였던 클라우디프 치자가, 그리고 1983년 이후 지금까지는 치자 교수의 제자기도 했던 루드밀라 예르마코바가 이끌고 있다. 볼쇼이 합창단은 창단 목적대로 러시아 민요와 고전음악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볼쇼이 합창단은 오라토리오, 칸타타, 아카펠라(무반주) 성악곡, 민요, 오페라 등 종교음악에서 대중적 감흥이 넘치는 오페라까지 수천 곡을 불러왔는데 그들의 레퍼토리는 대략 5000곡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이런 그들만의 장점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42명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단과 함께 의정부시립합창단의 보조출연이 있을 예정이다. 레퍼토리도 신선하다. 러시아 민요뿐만 아니라 특별히 준비한 음악으로 엄선됐다. 의정부 예술의전당 공연에서는 시적인 가사를 애수에 젖어 감칠맛 나게 표현하는 러시아 민요 ‘검은 눈동자(dark eyes)’ ‘백학(cranes)’ 등 러시아 전통 민요와 칸타로비치가 새롭게 준비한 무반주 할렐루야, 아베마리아, 피아졸라의 음악 같은 월드뮤직을 들려준다. 또 러시아 정교회 음악, 스비리도프, 쇼스타코비치의 로망스, 한국 가곡인 ‘청산에 살리라’ ‘그리운 금강산’ ‘남촌’과 우리에게 잘 알려진 러시아 가요 ‘백만송이 장미’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