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 교육과 IT, 현재와 미래

[정보통신 미래모임] 교육과 IT, 현재와 미래

 “교육에 정보통신 기술이 접목되면 질적 수월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특성을 이해하고 수요자 요구에 맞는 기술적용이 돼야 합니다.”

IT기술과 함께 이러닝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이러닝시장은 사교육시장에 집중돼 있고, 일반인들이 이러닝 콘텐츠를 쉽게 접하지 못하는 등 시장의 발전단계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교육 전분야로의 이러닝 시장확대와 발전을 위해서는 IT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모색하는 자리가 열렸다.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회장 정태명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27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교육과 IT,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5월 토론회를 개최했다. 미래모임은 올초부터 IT와 각 산업 간 융·복합 트렌드에 대해 릴레이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네번째 시간으로 교육과 IT 융합을 주제로 모임을 가졌다.

곽덕훈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이 기조 연설을 하고, 이형세 한국이러닝산업협회장, 박준규 한글과컴퓨터 상무, 원은석 콘텐츠경영연구소 팀장이 패널발표로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개방과 공유의 정신을 바탕으로 이러닝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콘텐츠 발굴과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와 함께 교육과 IT가 밀접히 결합해야 하지만, 기술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수요자가 원하는 쪽으로 기술이 맞춰야 한다는 데도 동의했다. 아직 초기단계인 이러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 세계시장 진출전략을 함께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덕훈 원장은 “교육은 가슴을 써서 전달하는 것이 되느냐가 중요한데, 현재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는데 너무 IT기반으로 가니 교육현장에서 접목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곽 원장은 이어 “이제는 교육환경도 세상의 변화에 부응해 나가야 하며, 네트워크 사회가 온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선생님들도 학생이 교육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학생과 함께 해나가는 커뮤니티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방과 공유 바탕으로 IT기술 접목해야=현재 사교육 시장 위주로 발전하고 있는 이러닝 시장을 평생교육 등 교육 전분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참석자들은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노력과 콘텐츠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닝이 교육업체 뿐만 아니라 모든 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인만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현제 주인네트 대표이사는 “최근 학생들에게 우주론에 대해 강의하려고 자료를 찾다보니 한국 사이트에서는 거의 찾지 못했다”면서 “강의를 위한 자료는 미 항공우주국(NASA), 일본 천문대, 아랍권 코란 해석자료 등 외국 사이트에서 얻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가 인터넷 발전했다지만, 콘텐츠 측면에서는 전혀 아니라고 느꼈다”면서 “학교, 공공기관 등이 공공서비스 차원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또 교육학술정보원 등의 기관이 나서서 이런 콘텐츠를 국민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곽덕훈 원장은 “기업과 연계한 이러닝 콘텐츠 오픈마켓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 문화는 소유문화가 강한데 이것이 공유문화로 바뀌어야 하고, 특히 교육에 관한한 서로 가공하고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지나치게 기술개발에만 치우치지 말고, 교육의 특성을 고려해 수요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술적용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유태열 KT 경제경영연구소장은 “IT가 교육에 접목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슴이 통해야 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면서 “IT가 방송·금융·교육·의료 등 여러 분야와 접목을 시도하고 있는데, 역설적으로 IT가 IT를 버려야 살 수 있다는 말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IPTV의 경우도 시단위, 군단위 등 지역구분 서비스나 수준별 수업 등을 통해 수요자들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접근하면 좀 더 교육현장에 호응이 좋을 것이란 의견이 제시됐다.

◇세계시장 진출 민·관 힘을 모아야=이러닝 기업들이 진정 발전하기 위해서는 좁은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뜻이 모아졌다.

장세탁 인천도시축전 부위원장은 “과거 마이크로소프트 빌게이츠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미래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었더니 교육사업을 하겠다고 했다”면서 “결국 교육사업이 가장 유망한 분야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장 부위원장은 “우리나라 이러닝 산업에 있어서도 글로벌 비즈니스화 시키느냐가 중요한데, 산업과 정부 정책이 맞추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업계 입장에서보면 교육학술정보원 등 공공기관이 업계를 이끌어줬으면 한다”면서 “외국 이러닝 전시회에 한국 업체가 거의 없는데, 한국 업체들이 전시회 참가할 수 있게 정부나 공공기관의 예산을 늘려 자금지원 하는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김준형 경희대 교수는 “정부부처의 부족한 전문성은 교육학술정보원 등 전문기관이 보완해서 정부 차원의 마스터플랜을 정확히 세워서 산업과 업계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태명 교수는 마무리발언을 통해 “교육과 IT기술의 성공적인 결합을 위해서는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이 만나 하나의 자식을 낳는 것으로 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게임을 활용한 G러닝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이 결합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가 교육열정은 세계 최고이고, IT 기술 역시 세계 최고”라며 “그래서 IT를 통한 교육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주제발표-곽덕훈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정보통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그에 따라 교수·학습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이러닝이 많이 변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교육현장은 상당히 보수적이다. 교육현장에서 학생은 변하고 있는데, 20세기 선생님이 21세기 학생을 19세기 방법으로 가르치는 상황이다.

새로운 기술을 교육 현장에 어떻게 접목할지 고민해야 한다. IT하시는 분들 중 정말 교육에 관심 가지시는 분이 얼마나 되느냐. 저는 얼마 없다고 본다. 거꾸로 교육에서 IT쪽으로도 더 와야한다. 순수 교육모임을 가면 IT기술에 대한 거부반응이 많다. 그러니 점점 멀어진다. 이 벽을 허무는게 중요하다.

이러닝은 목적이 아니다. 이러닝은 교육의 질적 수월성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아무리 원격교육을 잘해도 면대면으로 하는 교육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단 그런 교육을 받을 수 없는 계층에게 어떻게 교육기회를 주느냐가 바로 미디어고 온라인이다.

이러닝의 한계는 있다. 교육에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는데 너무 IT기반으로 가니 현장에서 접목이 안된다. 진정한 강의는 교수가 얼굴을 보면서 더듬거리면서 강의하는 것이 더 와닿는다. 미국은 선생님과 학생이 블로그를 통해 창의적 교육을 하는 사례가 있다. 교수·학습 패러다임의 변화다. 공급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학습자를 하나의 동반자로 봐야 한다. 이에 따라 교육도 일방적인 교육이 아니라 실시간 양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교육현장에 있는 사람은 질문이 오고나면 바로바로 답해줘야 한다. 질문에 대한 피드백을 얼마나 빨리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IT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RT(Relationship Technology), 즉 인간관계를 같이 강조해야 한다.

이러닝 분야 국제동향을 보면 우리가 앞서 있다고 하지만 인프라 분야에 국한된다 .인프라는 이미 추월당하고 있다. 문제는 콘텐츠 싸움이다. 한국어로 개발해서 영어로 번역하면 국제시장에서 안 통한다. 문화를 접목시키지 않은 콘텐츠는 성공할 수 없다. 독일의 경우 영어로 먼저 개발한 다음에 자국어로 바꾼다.

국가 차원의 계획도 중요한데, 우리나라 국가 교육정보화 로드맵을 보면 마스터플랜이 2010년이면 끝난다. 그 이후가 없다. 그래서 최근 작업에 들어갔다. 결론은 노력 여하에 따라 교육과 이러닝 시장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믿음과 자부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학습환경을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만들어보자.

◆패널토론

◇이형세 한국이러닝산업협회장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유무선 인프라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식서비스산업을 국가 경제성장의 핵심성장동력으로 삼는 등 이러닝이 발전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휴대폰, PMP, DMB, IPTV 등 1인1미디어 시대로 정착함에 따라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으며 교육콘텐츠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닝을 통한 지식 유통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각종 미디어 환경을 통해 미국 등 원어민 강사와 얼마든지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이 만나 지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지식을 축적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아직 우리나라 이러닝산업은 제대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업계는 한정된 국내시장에서 경쟁하지만 말고,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경쟁력있는 솔루션과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 정부도 고용창출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유망한 교육산업을 적극 육성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민간기업과 역할을 명확히해 관련 법안이나 제도를 개선하고, 표준을 만들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꼭 필요하지만 민간기업이 하기 어려운 과제에 집중하고, 플레이어 역할을 민간기업에게 맡겨 교육전문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지식기반 경제에서 기술력과 창의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콘텐츠기업의 사업화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그래서 국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여 우리나라 차세대 먹거리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모두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준규 한글과컴퓨터 상무

앞으로 이러닝이 각광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러닝과 결합하면 산업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한글과컴퓨터를 예로 들면 우리는 현재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교과서 사업에서 전용 운용체계(OS)를 개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추진될 디지털교과서사업과 관련해 전체 단말기 중 25%가량이 한글과컴퓨터의 OS를 탑재할 전망이다. 전체 단말기 4700여대 중 1250여대의 단말기와 연구학교에 설치될 콘텐츠 서버 92대에 자사 공개 소프트웨어(SW) OS인 아시아눅스를 공급하고, 수업용 원격제어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공개SW 기반의 디지털교과서 환경이 구축되면 윈도 대비 약 20% 이상의 비용 절감효과가 기대되고, 윈도의 폐쇄적 시스템 환경을 개선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한글과컴퓨터는 이러닝 핵심사항 중 하나인 디지털교과서의 표준성과 관련, 오픈소스에 접목해 유기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또한 리눅스가 가지고 있는 시장의 한계성, 즉 서버가 아닌 데스크톱에서의 한계를 이러닝과 결합해서 확산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원은석 콘텐츠경영연구소 팀장

게임을 어떻게 교육쪽으로 활용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있고, 그 중에서 온라인게임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이라는 콘텐츠는 우리나라가 개발한 콘텐츠 중 가장 우위에 있고, 세계화도 가장 앞서 있다. 때문에 게임활용 교육이 활성화되면 세계화도 무리가 아니다.

기능성게임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내년이나 내후년 정도에 시장이 엄청나게 크게 열릴 것이라는 점이다. 첫째는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고, 둘째 정부기관에서 기능성게임에 대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고, 셋째 일선 학교도 연구를 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민간 게임업체들도 새로운 시장에 대해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를 보면 이제 식상하고 뻔한 게임만 나오고 있다. 그래서 게임업체들이 새롭게 선택한 것이 게임업체에 대한 기업이미지 개선과 신시장 개척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교육용 게임 개발이다. 예전에 나왔던 교육용 게임들이 실패했던 이유는 교육계에서 만든 게임이 재미가 없어서다. 근데 게임업체는 재미에 대해서는 달인들이다. 이들이 교육업체의 요구를 수용해 개발한 것은 몇번의 시행착오는 거치더라도 결국 성공할 것이라고 본다.

정부정책과 업체들의 참여로 올해 2학기부터 3개학교를 대상으로 게임활용교육 연구를 시작한다. 게임 활용 교육을 G러닝이라고 하는데, 이 시장이 2010년 또는 2011년에 활성화 될 것이라고 본다. 디지털교과서 사업이 G러닝과 연계되면 파급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