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텔이 28일 LG-노텔의 지분 매각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했다는 등의 소식은 있었지만 노텔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텔의 매각지분을 인수해 LG전자의 새로운 파트너가 되는 곳이 향후 한국 내 이동통신 장비시장 진입의 탑승권을 거머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노텔이 미국과 캐나다 법원에 내야하는 자구안 제출 시한까지 특정 결과를 얻는 걸 원하고 있어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5월로 예정됐던 자구안 제출시한이 7월로 연기되면서 제출 전에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LG-노텔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인수 주체는 ‘해외vs국내’=현재 시장에서 예측하고 있는 LG-노텔의 지분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는 유력 기업은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NSN), 에릭슨, 알카텔-루슨트 등 해외 3개사다.
여기에 중국의 화웨이도 거론된다. 또 일부에서는 LG그룹 계열사나 GS그룹, LS그룹 등이 계열사를 통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하지만 노텔보다 2주 적은 2대 주주인 LG전자는 일단 노텔 보유 지분의 인수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오히려 LG전자가 가지고 있는 지분까지도 이번 기회에 함께 매각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노텔 고위 관계자도 얼마 전 LG전자에 문의한 결과, 지분 인수 계획은 없는 것을 확인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매각 시기와 가격은=빠르면 6월 내에 결정될 전망이다. 7월로 자구안 제출 시한이 연기되면서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 시간동안 매각을 마무리, 현찰 유입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게 노텔에게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로 분석된다.
수천억원 대에서 매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 1조1117억원, 영업이익 2290억원의 실적과 현금자산을 이유로 최대 2조원을 언급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해까지 LG-노텔의 주력 매출 중 하나인 WCDMA 분야의 이통사 투자가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4세대(4G) 장비 공급권도 아직 가능성에 불과하다. ‘50%+1주’의 경영권 프리미엄도 있지만 한국 사업 위주의 LG-노텔 특성상 해외 기업에게는 큰 가격 상승 요인은 아니다.
설립 당시 LG전자와 노텔의 출자 규모는 유무형 자산을 포함, 약 3000억원 규모였다는 점을 들어 일부 업체는 ‘1500억원+α’를 협상 기준선으로 보고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