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가장 많이 판매되는 중형차급 연비 1등급 모델은 대부분 수입 브랜드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편화된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연비 1등급 국산 중형차는 단 한 모델에 불과해 연비향상을 위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ℓ당 15㎞ 이상의 연비 1등급 중형차는 총 22개 모델이며 이 가운데 14개 모델은 모두 수입브랜드가 차지했다. 수입브랜드 가운데 푸조 407 2.0 HDi가 17.4㎞로 가장 우수한 연비를 보였다. 폴크스바겐의 제타 2.0 TDI, CC 2.0 TDI 역시 연비가 17㎞대로 우수했다. 1등급 수입차의 경우 푸조 407 2.0 HDi 를 제외한 전 모델에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국산 차량은 GM대우 라세티 2.0 디젤 MT, 현대자동차 쏘나타 2.0디젤, 기아자동차 스포티지 2.0 디젤 VGT 2WD 등 8개 모델이 연비 1등급 차량에 올았다. 이들 8개 모델 가운데 자동변속기를 채택한 모델은 GM대우 라세티 2.0 디젤AT 한 종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모두 수동변속기다.
수입 중형차의 연비가 국산 차량에 비해 우수한 이유는 디젤엔진 기술력 차이 때문이라고 업계는 풀이했다. 연비 1등급 중형차 22종은 모두 연비가 좋은 디젤엔진을 채용했는데, 디젤기술이 앞선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연비가 상대적으로 우수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업체는 내수와 미국 시장에 주력하다 보니 디젤엔진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며 “반면 유럽 자동차 시장은 디젤 차량 판매가 가솔린을 앞설 정도로 관심과 기술이 앞섰다”고 말했다.
변속기도 연비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변속기는 단수가 늘어날수록 변속이 빨라 연비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며 “수입브랜드는 대부분 6단 내지는 7단, 최근에는 8단변속기까지 채용하는 반면 국내 브랜드는 여전히 4단과 5단이 주류”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