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 빈소가 마련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6일간 예상을 뛰어넘는 100만 추모객이 몰리면서 각종 기록이 만들어졌다.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을 출발한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생가가 있는 봉하마을에 도착한 것은 23일 오후 6시30분이었다. 비보를 접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등 지지자와 친척, 마을 주민 등 1만여 명이 만사를 제쳐놓고 마을회관 주변에 모여 울음바다를 이뤘다. 이들은 마을 광장에 천막 30여개를 치고 임시 분향소를 설치한 뒤 같은날 오후 10시부터 조문객을 받았다.
이틀째인 24일에는 마을회관 앞 광장에 공식 분향소가 차려졌고, 갑자기 소나기가 내린 와중에도 이날 하루 20만명 이상이 공식분향소를 찾아 영정 앞에 국화를 올렸다.
25일에도 섭씨 29도의 뙤약볕과 평일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20만명 이상이 봉하로 몰려들었다.
이때부터 전국 80여 곳에 분향소가 설치됐지만 봉하 조문객의 수는 더 늘어났다. 26일과 27일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조문객이 몰려 마을 인근 5㎞ 구간의 교통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27일 마을 입구에 만장(輓章) 500개가 등장해 길옆을 수놓았고, 발인을 앞둔 28일에도 추모 행렬이 이어진 끝에 6일 만에 봉하마을을 찾은 추모객 숫자가 1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장의용품은 운반하기가 무섭게 동났다.
자원봉사자들은 조문객에게 소고기 국밥을 나눠줬는데 그 재료로 하루 80㎏짜리 쌀 125포대가 소비됐다. 소고기도 하루 평균 800㎏ 이상이 들어갔다. 황소 1마리 무게와 맞먹는 양이다. 그 외에도 김치 300㎏과 수박 500여개, 생수 1만병, 떡 10t 등이 하루를 채 버티지 못했다.
국화도 하루 평균 10만 송이 이상 쓰였지만, 몰려드는 조문객을 감당하지 못해 깨끗한 것을 골라 재활용하기까지 했다.
이런 막대한 인력을 안내하고 접대하는 일은 이번에도 역시 자원봉사자의 힘이었다.
봉하마을 주민과 인근 마을 부녀회, 의용소방대, 지지자 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500여 명이 분향소 주변 곳곳에 배치돼 궂은 일을 도맡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