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서비스 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고 있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정보시스템을 구축·유지보수해주던 전통적인 B2B·B2G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자체 시스템을 갖추고 일반인(B2C)에 직접 서비스를 판매하는 신형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했다.
지금까지 고객의 요구에 맞춰 건물을 지어주고 하자보수만 해주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건물을 손수 만든 뒤 완공된 건물을 파는 사업까지 펼치는 셈이다. 이 같은 신사업은 전산 자원을 빌려 쓰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열리면서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완제품’을 판다=삼성SDS와 LG CNS가 최근 선보인 ‘모바일 데스크’와 ‘터치닥터’ 등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데스크’는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블랙 베리’ 서비스와 유사한 것으로 기업용 메일 시스템과 무선으로 연결돼 e메일 송수신은 물론이고 결재와 직원 조회 등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터치닥터’는 일반인이 집에서 자신의 혈압·혈당 등 생체정보 및 생활습관 같은 각종 건강정보를 터치닥터 단말기에 입력하면 맞춤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주던 것과 달리 IT서비스업체가 직접 만든 서비스를 판매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포스데이타는 지난 2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주문형 비디오(VoD)를 제공하는 IPTV를 서비스하면서 아예 B2C 시장에 뛰어들었다.
◇클라우드 컴퓨팅, 대전환점=완제품 형태의 서비스를 직접 판매하는 비즈니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다채롭게 진화할 전망이다. 솔루션이나 서비스를 빌려 쓰는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을 처음 주창한 미국 클라우데라와 제휴를 맺고, 스마트폰·디지털 미디어·바이오인포메틱스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LG CNS도 소프트웨어서비스(SaaS) 방식으로 유통, 의료, 금융 등 산업 영역별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법인사업자의 전자세금계산서 사용이 의무화됨에 따라 애플리케이션 임대 서비스(ASP) 방식의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IT서비스업체의 이 같은 외연확대는 기존 구축 및 유지보수 위주의 사업이 성장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대기업 입찰 제한 강화, SW분리 발주 등으로 공공기관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진 것도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IT서비스업체들이 B2C 사업으로 과감하게 영역을 넓히는 것에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B2C 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더라도 대부분 기업이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클라우드 컴퓨팅도 당장 B2B 사업 위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