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무역흑자’ 4개월째 지속

 5월 무역흑자가 5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드는 ‘불황형 무역흑자’가 4개월째 이어졌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28.3% 줄어든 282억2500만달러, 수입은 40.4% 감소한 230억7500만달러를 기록, 51억5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5월 수출입 감소율이 큰 것은 지난해 5월 수출과 수입이 나란히 29.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수치상 감소폭이 크게 보이는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지경부는 설명했다. 조업일수가 지난해 5월보다 0.5일 줄어든 점과 월 초 노동절 연휴에 따른 집단휴가, 철강 및 석유화학제품,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의 수출단가 하락 등도 원인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수출 일평균 액은 12억8000만달러로, 1월을 저점으로 매월 상승세를 이어갔다.

 40%를 넘은 수입 감소세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의 하향 안정이 주원인이었다. 지난해 5월 배럴당 110달러에 달했던 원유 도입단가가 지난달에는 49달러로 급락했고 톤당 731달러였던 천연가스 가격도 지난달에는 407달러로 떨어지는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수입액(1∼20일까지 집계)이 50.9%나 급감했다. 설비투자 부진으로 자본재 수입액(1∼20일까지 집계)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7%나 감소했고 소비재 수입 역시 14.8% 줄어들었다.

 지경부는 “환율, 유가가 급변하지 않는 한 앞으로 수출입 감소세가 개선되면서 무역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품목별로는 선박이 지난해 5월 수출(48억달러)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달에는 40억달러 선으로 줄어들었다. 무선통신기기(-13%), 반도체(-24%), 철강(-34%) 등도 모두 큰 폭으로 수출이 줄었다. 평판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액정 디바이스 제품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늘어 주요 품목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서동규·이진호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