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규 한국후지쯔 부회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한국HP 역시 지난달 최준근 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후 공식 퇴임을 앞두고 있어 두 회사의 차기 수장 선임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형규 한국후지쯔 대표이사 부회장은 회사에 사의를 전했으며 이달 중순께 공식 퇴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78년부터 30여년간 한국후지쯔에 근무한 박 부회장은 2005∼2007년 김병원 전 사장과 공동대표를 역임한 뒤 지난해 3월 다시 단독대표로 취임했다.
한국후지쯔가 후임자를 물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는 물론 일본 출신 사장 선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후지쯔는 지난 1974년 한국 진출 이후 초기에는 일본 본사 임원이 대표를 겸임했으나 1993년 이후로는 한국인이 대표를 맡았다. 이에 대해 한국후지쯔 측은 “박 부회장의 공식 사임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국적 IT업계 최장수 CEO의 퇴진으로 관심을 모았던 한국HP도 후임자 선정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중이다. 특히 HP 아태지역 총괄사장이 이달 중 한국을 찾을 예정이어서 곧 후임자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주된 방한 목적이 비즈니스 리뷰 차원이라지만 후임 대표에 대한 내용이 빠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안팎의 관측이다.
한국HP는 당초 본사 또는 아태본부 출신 외국인 임원이 과도기적 임무를 수행하는 대표로 취임할 예정이었으나 내부 선정 작업 지연으로 현재는 가능성이 다양해진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열린 유통채널사 사장단 회의에서 최 사장이 후임 선임 일정에 관해 “단기업무를 수행할 대표 선정이 여의치 않아 후임자 선임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과도기적인 외국인 대표체제를 건너뛰고 내부 발탁 또는 외부 영입을 통한 한국인 대표체제로 바로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