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00개가 밀집한 자동차부품 협력기업은 대구경북의 경제를 먹여살리는 주력이다. 그러나 이 지역의 자동차부품산업은 최근 전 세계적인 자동차 판매 급감 여파에 따라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자동차 업계는 이 같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그린카와 지능형 자동차 등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부품업체도 생산공정의 효율화로 가격을 낮추고, 고품질 제품을 개발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 향상 움직임이 활발하다.
경북 경산에 있는 경일대 자동차부품시험지역혁신센터(ACT-RIC·센터장 조현덕 actric.kiu.ac.kr)는 자동차부품산업에 필요한 고가장비를 구축해 극한 환경에서의 내구성과 소재물성, 부품 강도를 테스트해준다.
구축한 고가의 장비는 단순히 자동차부품 업체가 생산한 제품의 품질을 테스트한다는 의미를 넘어 제품 신뢰성을 확보함으로써 자동차 성능까지 보장해준다. 이 때문에 완성차업계와 대형 1·2차 협력업체는 자체적으로 첨단 고가 장비를 갖춰놓고 부품을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고가의 성능시험장비를 들여놓을 수 없는 중소부품 업체는 그동안 수도권과 지방 일부 관련장비를 갖춘 기관에 시험을 의뢰함으로써 시간과 비용 낭비가 적지 않았다.
ACT-RIC는 기업이 쉽게 보유할 수 없는 고가의 첨단장비를 활용, 중소 자동차부품 업체가 생산공정을 개선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장비를 활용한 연구개발(R&D) 지원항목 중 가장 중요한 대목으로, 부품성능시험과 평가과정에서 발견한 애로기술을 기업에 지원하고, 생산과정에서 생긴 문제점을 개선함으로써 생산효율의 최적화를 지원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2007년 7월에 설립, 지원사업 2년째를 맞고 있는 ACT-RIC는 오는 2017년까지 144억원(지경부 70억원)을 투입해 자동차부품 업체를 지원한다. ACT-RIC는 자동차부품의 내환경신뢰성 시험평가 기술을 특화해 운영한다. 석·박사급 5명(센터장 포함)과 학사 3명의 총 8명 연구원 중에 CNC 분야 세계기능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있다.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자동차부품연구원 등에서 근무한 경력 교수 3명도 활동 중이다. 센터 사업에는 경북도와 경산시·영천시·경북테크노파크·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 등이 참여한다. 협력 및 참여기업으로는 대성G3·한중·금창 등 총 65개사에 달한다.
ACT-RIC 사업은 사실상 장비구축이 70% 이상이다. 사업기간 10년 동안 내환경진동시험기, 항온항습체임버, 마스터 등 다양한 측정 및 재료시험 장비를 갖출 예정이다. 향후 지능형,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관련 자동차부품의 성능시험 기술을 확보해 차세대 자동차부품 개발을 기업에 지원하게 된다. 수요조사를 거쳐 구입한 대부분의 장비는 내구시험용이지만 환경시험과 측정 및 재료시험, 실차 장착 검사시험장비들도 함께 구비된다.
기업이 쉽게 접근해 활용할 수 있도록 전용공간도 마련 중이다. 경일대 왼쪽에 5334㎡ 규모의 RIC 전용건물(9층)이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건물의 일부 공간은 이달 말쯤 완공돼 다음 달부터 장비가 갖춰질 예정이다. RIC를 위한 전용건물은 대학이 공사비의 대부분을 투자할 정도로 지역자동차산업 육성을 위한 학교 측의 배려도 큰 편이다.
이 밖에 ACT-RIC는 인력양성과 네트워크 구축, 기술지도, 마케팅, 창업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전개하는 등 지역자동차부품산업 첨단화에 앞장서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