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계가 진행 중인 고강도 구조조정은 국내 전자업계의 기회이자 위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유미연 연구원은 2일 ‘과거와 달라진 일본 전자기업의 구조조정’ 보고서에서 “일본 전자업체들의 강력한 구조조정은 TV 등 기존 사업에서 경쟁 관계에 있던 우리 업체들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전자업체들은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외 공장들을 정리하거나 해외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수천~수만 명의 인력 감축도 진행 중이다.
또 수익성이 낮은 사업 부문에서 과감히 철수하고 핵심 사업 부문을 정해 차세대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유 연구원은 “이 같은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달라진 시스템이 자리 잡기까지 혼선은 피할 수 없다”면서 “구조조정을 계기로 초래되는 일시적 공백기를 잘 이용하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연구원은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기존의 브랜드 파워에 슬림화된 비용 구조가 결합해 신흥 시장 공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 기업들을 짓누르던 엔고 부담이 완화되면 일본 전자업체들이 순식간에 공세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전자업체들이 중점 육성하고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는 한국의 주력 사업인 LCD와 경쟁 관계에 있으며, 태양전지 분야도 양국의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들 부문에서 R&D 투자 확대와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