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안정 기조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최근 6일 연속 상승하며 7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기업의 생산원가 상승 및 최근 하향안정세를 보이는 물가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 종가보다 2.27달러(3.4%) 오른 배럴당 68.58달러로 마감, 작년 11월5일(65.33달러)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WTI 가격은 올 들어서만 52%, 5월에는 30%나 급등했다.
WTI는 지난해 11월4일 70.54달러를 마지막으로 70달러 이하로 떨어져 12월22일 31.12로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하락세였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하며 70달러에 바짝 다가서는 모습이다.
국제유가 급등은 중국과 미국 제조업 관련 지표 개선으로 석유수요 증가 전망이 확산된데다 달러화 가치도 하락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중국 물류협회는 5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3.1을 기록해 경기의 확장과 수축을 판가름하는 기준인 50을 3개월 연속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5월 제조업지수도 42.8을 기록 전문가 예상을 넘어서면서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당초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됐던 미국의 지난 4월 건설투자도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건설경기 침체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각국 재정지출이 하반기에 집중됨에 따라 원자재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 유가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나서는 등 공급이 현 수준에서 확대되기 어렵다는 점도 유가 상승론에 힘을 싣고 있다. 또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 화폐로 표시되는 금융자산 가치 하락을 우려해 원유 등 실물자산으로 자금이 유입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결국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전례없는 유동성을 퍼붓고 있으므로 실물경제가 회복되는 징후가 확인되면 원유시장이 과열될 수 있어 우리 정부도 대비책을 서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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