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NEWS INSIDE] 피터 손더가드 가트너 수석부회장 인터뷰

[CIO BIZ+/NEWS INSIDE] 피터 손더가드 가트너 수석부회장 인터뷰

 “가트너 설문조사 결과 올해 기업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이슈는 IT현대화 입니다. 실제 내년 말이 되면 전 세계 기업 중 3분의 1은 시스템 재구축 등 IT현대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최근 방한한 글로벌 IT리서치 업체인 가트너의 피터 손더가드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IT현대화는 IT기술만을 고려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전통적인 방식과는 다를 것”이라며 “비즈니스를 보다 잘 고려해 시스템을 설계·개발하게 되는 등 IT현대화 패러다임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가트너가 조사한 ‘올해의 CIO 전략’ 1위와 3위가 ‘IT전략 및 프로젝트가 비즈니스에 연계되거나 성장시키는 것’으로 조사된 점과 같은 맥락이다. 손더가드 수석부회장은 “따라서 CIO들도 사고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더가드 수석부회장은 비즈니스를 고려한 IT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IT시스템간 상호운용성 확보 △빅뱅방식 탈피 △IT인적자원 효율화 △CIO의 비즈니스 관여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더가드 수석부회장은 “과거 IT시스템들이 개별적으로 구축돼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들이 제시되도 종합적으로 정보를 분석하지 못하고 단편적으로만 받아들이고 만다”면서 “이로 인해 IT시스템이 전체적인 비즈니스를 체계적으로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예로 현재의 금융위기를 들었다. 손더가드 수석부회장은 “현재의 금융위기도 결국, IT시스템간에 연계가 이뤄지지 않아 발생된 것”이라며 “위기 이전에 여러 차례 신호가 있었지만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지 못하고 개별 정보로만 받아 들인 것이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만약 IT시스템이 연계돼 있어 리스크에 대한 분석이 적절하게 이뤄졌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빅뱅 방식을 선호하는 한국의 IT시스템 구축 문화에도 일침을 가했다. 손더가드 수석부회장은 “과거 미국에서도 일부 빅뱅 방식을 적용, 대형 IT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이를 적용한 많은 기업들은 실패를 경험했고, 결국은 단계적 방식을 적용, 프로젝트를 다시 진행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한 은행은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프로젝트에 8억달러를 투입, 빅뱅 방식으로 진행했으나 문제점이 너무 많아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손더가드 수석부회장은 “빅뱅 방식의 문제점 중 하나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끊임없이 환경이 변화하는데 이에 대처하기 힘들다는 점”이라며 “이로 인해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시점에 또 다른 요건을 반영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IT인적 자원에 대한 방안도 제시했다. 비즈니스를 반영한 IT시스템 구축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는 필요한 IT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비즈니스 아키텍처 인력, 벤더관리 인력 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 IT조직이 COE(Center of Excellence)가 돼야 한다고 권유했다. 센터오브엑셀런스는 인력이 충분히 일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경력을 쌓을 수 있으며, 기술도 익힐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핵심 조직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의 금융지주사들이나 그룹들이 IT자회사를 설립해 IT셰어드서비스센터를 만들려 하는 배경에는, 자체적으로 COE 조직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계열사의 자원을 모으겠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고 봅니다.”

 손더가드 수석부회장은 “CIO의 비즈니스 관여도 보다 많아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CIO가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보고하는 상황에서 벗어나야 CIO로서 보다 비즈니스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인터넷 기업처럼 급성장하는 기업의 경우, 현재 가장 필요한 핵심사항이 뭔지를 파악한 후 이를 집중적으로 갖춰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나머지 부분은 아웃소싱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더가드 수석부회장은 “인도에서 27개의 공항을 한꺼번에 건설해야 하는 이슈가 있었다”며 “당시 IT가 이를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으나, 핵심역량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웃소싱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손더가드 수석부회장은 “현재의 경기 침체로 인해 하드웨어 시장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IT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시장은 다소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혜권 CIO BIZ+ 기자 hk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