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술 경쟁이 TV에 이어 휴대폰에까지 번지고 있다. 발광다이오드(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하는 ‘LED TV’를 놓고 두 업체가 벌인 한 치 양보 없는 기술 경쟁이 휴대폰에서도 그대로 재연될 조짐이다. 삼성과 LG전자는 하반기 전략 휴대폰을 발표하고 제품 출시 전부터 물밑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5일 공개하는 하반기 전략 휴대폰과 관련해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를 집중 부각하며 ‘보는 휴대폰’ 시대를 선언했다. 반면에 LG전자는 아직 휴대폰에서 AM OLED가 필요하지 않으며 오히려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주는 이점이 적다고 맞받아쳤다.
삼성이 공개한 휴대폰은 3.7인치 WVGA(480×800)급 AM OLED를 장착했다. 삼성은 WQVGA보다 4배 이상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화질 우수성을 내세우며 휴대폰 영상 혁명을 주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TFT LCD에 비해 색 재현성, 반응 속도, 시야각 등이 월등한 AM OLED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앞으로 풀 터치폰 주력 제품에는 AM OLED를 계속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에 AM OLED를 공급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측은 “AM OLED는 자연색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색 재현율이 110%에 달한다”며 “LCD는 70%에 불과해 화질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야외에서 시인성과 시야각 등도 훨씬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이에 LG전자는 휴대폰에서 아직 AM OLED가 대세가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소비자가 AM OLED와 LCD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화질 차가 미미하다는 주장이다. LG전자는 이미 ‘아레나’와 ‘크리스털’ 등 해외 전략 휴대폰에 WVGA급 LCD를 탑재한 상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3인치급 작은 화면에서 일반인이 AM OLED 장점을 느낄 수 없다”며 “대부분 사용자가 휴대폰을 정면에서 보는 상황이므로 시야각이 넓은 것도 경쟁 포인트가 아니다”고 말했다. 오히려 AM OLED를 탑재해 제품 가격만 올라가므로 소비자에게 주는 이점이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두 업체는 감정 싸움까지 번질 정도로 LED TV를 놓고 기술 경쟁을 벌였다. 삼성전자는 3월 120헤르츠(㎐) LED TV를 출시하고 LED TV ‘바람몰이’를 시작했다. 이에 LG전자는 “삼성 LED TV는 백라이트만을 LED로 사용하는 LCD TV”라고 꼬집은 데 이어 곧 바로 240㎐ LED TV를 출시하고 TV 광고 등에서 ‘LED, 120만으로는 부족하다. 화질을 완성한 속도 240’이라는 문구를 집중 강조했다.
이에 맞서 삼성은 “LG 제품은 초당 240장 영상을 구현하는 240㎐ 기술이 아니라 기존 120㎐ 패널을 그대로 사용한 대신 백라이트를 차례로 온오프하는 ‘백라이트 스캐닝’ 방식으로 초당 240장을 보여주는 듯한 효과를 낼 뿐이라며 LG를 자극해왔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