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廣東)성이 휴대전화 실명제 도입에 나서면서 4년간 끌어왔던 중국의 휴대전화 실명제 찬반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광둥성 통신관리국이 휴대전화 실명제 도입을 위한 법률안을 제정, 국무원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어 조만간 실명제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광주일보(廣州日報)가 5일 보도했다.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시가 시범적으로 휴대전화 실명제를 도입했지만 성(省) 차원의 실명제 추진은 이번이 처음으로 상황에 따라서는 중국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광둥성 뿐 아니라 중국 전역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찬반논쟁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5년 휴대전화 도입을 추진한 바 있으나 당시는 반대론자들의 목소리가 커 유야무야 됐다.
요금 후불제인 한국과는 달리 중국은 요금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선불제를 택하고 있어 전화국이나 이동통신사들이 굳이 휴대전화 소유주를 파악할 필요가 없다.
판매업체들 역시 구매자들이 번거로워한다는 이유로 신분증 확인 절차 없이 휴대전화를 팔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 휴대전화 실소유주를 파악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휴대전화 실명제 도입 찬성론자들은 이런 구조 때문에 휴대전화가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지능적 사기 행각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고 스팸 문자나 비방 문자, 협박이나 욕설 전화가 걸려와도 발신자조차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찬성론자는 “경제적으로 급속히 발전했음에도 중국이 선진국 대열에 끼지 못하는 이유는 불투명한 사회 시스템 때문”이라며 “휴대전화 비실명제가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꼬집었다.
반대론자들의 목소리도 만만치않다. 번거롭기도 하지만 개인 정보 유출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다는 것이 반대 논리의 핵심이다.
반대론자들은 “지금껏 큰 문제가 없지 않았느냐”며 “실명제가 도입되면 만사가 해결될 것이라고 하지만 실명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에서도 휴대전화 악용 사례가 끊이지 않는 걸 보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