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삼성SDS에 근무하고 있던 이해진 과장은 사내 벤처 1호를 만들었다. 이해진 소사장은 직원 6명과 함께 검색엔진 개발에 나섰고 2년 뒤 뜻을 함께 한 동료들과 삼성SDS에서 분사했다. 99년 6월 2일 대한민국 인터넷 비즈니스의 대명사인 ‘네이버’가 닻을 올린 날이다.
◇나눔과 공유 대명사로=네이버가 10년을 맞이했다. 네이버는 이 기간 동안 인터넷을 일부 얼리어답터의 전유물에서 생활 서비스로 바꿔놓았다. 지식 검색으로 나눔과 공유라는 인터넷의 근본정신을 제대로 살렸고 검색 광고는 폭발적인 인터넷 비즈니스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각종 지표는 네이버의 엄청난 발전을 그대로 보여준다. 네이버의 회원 수는 3400만명이다. 국민 10명 중 7명이 네이버 회원인 셈이다.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영유아나 일부 노년층을 제외하면 전 국민이 회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이버 사이트의 1일 방문자는 약 1700만명이다. 이 중 1200만명 정도가 검색 서비스를 이용한다. 네티즌들이 하루에 네이버 사이트에서 보는 홈페이지 수는 9억건에 달한다. 블로그는 1800만개에 달한다. 지식검색의 질문과 답변을 모두 더하면 1억건이 넘는다. 여기까지 수치는 모두 국내 인터넷 서비스 중 1위다.
네이버는 한게임과 함께 NHN을 국내 최고의 벤처기업으로 성장시켰다. NHN의 매출은 2008년 기준 1조2081억원이다. 국내 벤처기업 중 최초로 매출 1조원의 벽을 넘었다.
영업이익은 4912억원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8조5000억원을 웃돈다. 영업이익과 시가총액 모두 벤치 기업 중 단연 1위다. 직원 수는 3200명을 넘어섰다.
여기까지만 봐도 8관왕이다. 99년 6월 몇몇 젊은이들이 모여 만든 네이버가 10년 만에 대한민국 인터넷 산업, 나아가 벤처 산업의 신화로 성장했다.
◇혁신과 해외 사업이 향후 과제=네이버가 10년 동안 눈부신 성과를 냈지만 이제부터가 진검승부다. 인터넷 산업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혁신이다. 지식검색과 블로그 등 국내 인터넷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낸 네이버지만 최근의 상황은 답보상태다.
권기덕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에는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가 해외보다 국내에서 먼저 나왔지만 요즘은 상황이 역전됐다”며 “최근 몇 년간 네이버의 서비스를 보면 혁신이라는 단어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연구원은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가 나오기 위해서는 기업이 새로운 시도 노력도 필요하지만 환경적인 뒷받침도 돼야 한다”며 “최근의 규제 분위기는 기업이 역동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요소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도 네이버가 풀어야할 숙제다. NHN은 15일 일본에서 네이버재팬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사업은 이해진 창업자가 직접 총괄하고 있다. 해외 사업에 거는 NHN의 기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상헌 NHN 사장은 “네이버는 가치 있는 한국어 정보의 디지털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웹2.0 시대의 대표적인 지식공유 플랫폼으로 인정받는 지식인은 정보량이 위키피디아의 6배에 달하는 등 한국의 웹 생태계를 풍부하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앞으로도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과 기술에 대한 지속적 투자로 플랫폼을 더욱 고도화하고 10년 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밝혔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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