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업체 따돌린건 고부가 실사잉크 덕분"

"후발업체 따돌린건 고부가 실사잉크 덕분"

 “잉크테크라는 이름에 걸린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초기부터 중국 등의 후발업체들이 싼 값으로 시장을 확대하던 프린터 리필 잉크의 비중은 줄이고 기술력을 요구하는 분야로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고부가 잉크 쪽으로 눈을 돌려 총 103종에 이르는 산업용 실사 잉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정광춘(56) 잉크테크 사장은 ‘잉크테크’란 회사 이름이 그에게 무한한 도전을 가져다 줬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국내 잉크 산업의 선도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 지금의 회사를 1992년 설립했다. 그는 고심 끝에 ‘잉크’라는 고유명사에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를 더해 잉크테크로 사명을 정했다. 그는 이 사명에 걸맞게 잉크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최첨단 분야로 사업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자외선(UV) 경화 잉크젯 프린터를 개발 유럽 최고의 디지털 인쇄기술 전시회에 선보였다. 한 대 2억원에 이르는 이 프린터는 휘발성 성분이 없는 UV잉크를 사용한 친환경 산업용 프린터다.

 정 사장의 도전은 남들보다 한 발 앞을 내다보는데 그치지 않았다. 정 사장은 매출 대비 평균 10%가 훨씬 넘는 R&D 비용을 투입했고 약 270여명의 직원 중 50명 이상을 연구전문 인력으로 채울 만큼 미래 최첨단 시장을 겨냥했다. 그 결과 2005년 잉크젯 활용기술과 최첨단 나노기술을 결합시켜 인쇄전자용 투명전자잉크를 개발 양산하는데 성공 전자재료사업 부문으로 뛰어들었다.

 최근 이런 노력의 결실로 은반사 필름 제조용 롤투롤 프린팅 공정기술이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주관하는 ‘제1회 신기술(NET) 인증’에 선정됐다.

 정 사장은 “이 기술은 98% 이상 높은 반사율의 은반사 필름을 제조하는 신기술로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수율도 높아 제조원가를 20% 가량 절감한다”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고가의 LCD 백라이트(BLU)용 반사필름을 프린팅 공정기술로 대부분 국산화 대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최근 프린팅 방식과 투명전자잉크를 활용 휴대폰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양산 대기업에 지난해 11월부터 공급하고 있다. 전자태그(RFID)용 안테나, 고조도 조명용 반사필름 등에도 이 기술을 적용했다. 저가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인쇄전자기술을 활용하면 일반 공정보다 훨씬 싼 가격에 제품이나 부품을 생산할 수 있다.

 정 사장은 “산업 발전에 가속도가 붙고 있어 더이상 빠른 추격자 전략으로는 최첨단을 달릴 수는 없다”며 “실패를 수습할 수 있는 힘도 기술 개발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한 단계이자 요소”라고 말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