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패널 위에 한 편의 유화가 떠오른다. 디스플레이 화면을 거쳤지만 캔버스 위에서 흐르는 붓의 움직임과 질감이 생생하다.” 이달 23일까지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열리는 ‘디지털 빛의 세계, 모던 아트 갤러리’와 관련한 기사 내용이다. 전자신문 6월 5일자 20면 참조
신문에서는 디지털 화면으로 보이는 세계 유명 화가의 명작이 전문가조차 원본과 구분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복제된 이미지이지만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높아 실사 그림과 거의 흡사한 수준의 색감과 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찬사도 잇따랐다. 디스플레이 기술이 원본 명작을 그대로 구현할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자연색을 찾아라.’
TV는 자연색과 싸움이었다. 눈에 보이는 색감 그대로를 TV로 구현하는 과정이었다. 최고 화질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은 TV를 발전시킨 원동력이었다. 화질은 그만큼 TV 경쟁력을 가르는 우선 순위다. 지금도 소비자가 TV를 선택할 때도 제일 먼저 꼽는 게 ‘화질’이다. 브랜드·기능·디자인 등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TV를 사는 사람의 70%는 화질을 먼저 따진다는 조사 결과가 이를 입증해 준다. ‘화질 좋고 디자인 좋고 기능도 좋고 거기에 브랜드까지 갖춘 TV’라면 금상첨화겠지만 가장 큰 전제는 역시 화질이다.
TV화질은 지난 98년 디지털TV가 세상에 나온 이후 엄청나게 발전했다. 10년 주기로 눈에 띄게 변한다는 강산만큼이나 화질도 ‘상전벽해’했다. 명암비와 화소 수가 개선돼 화면은 더 밝고 선명해졌다. LCD의 경우 초당 240장을 재현해 주는 240Hz같은 기술이 더해지면서 프레임당 더 많은 장면을 전송해 거의 실사와 가까운 화질을 안방에 보여 준다. 사실 TV화면은 아날로그 영상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압축과 전송 과정에서 왜곡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은 전문가조차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화질 기술이 진화했다.
일등공신은 역시 패널 알고리듬이다. 화질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패널이다. 패널 기술에 따라 화질 차이가 결정난다. 평판TV 패널 시장은 사실상 LCD가 석권했다. 초기에 LCD와 PDP 비교 논쟁이 불붙었지만 결국 LCD 진영이 TV시장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 마케팅에서 승리한 면도 있지만 LCD가 PDP에 비해 해상도면에서 훨씬 경쟁력을 갖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PDP 가치를 평가 절하할 수는 없다. PDP만의 ‘주특기’가 분명히 있다.
PDP ‘1번 경쟁력’은 응답속도다. LCD에 비해 1.5배 정도 빠르다. 이는 LCD는 액정이라는 액체 상태 물질이 전류 신호에 의해 방향을 틀면서 편광을 시키는 데, 나노(Nano) 초 단위로 반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LCD는 빠른 동영상을 구현할 때 잔상을 남긴다. 프로게이머가 브라운관 모니터를 좋아하는 것도 LCD모니터를 사용하면 응답속도가 느려 눈이 금방 피로해지는 이유에서다. 두 번째는 PDP TV는 LCD에 비해 색 재현이 뛰어나다. 자연색 그대로를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나 훨씬 자연색에 가깝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전문가에 따르면 PDP는 687억색을, LCD는 32억색을 재현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PDP는 밝기 표현 영역이 탁월하다. 밝은 부분은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하는 능력이 좋다는 이야기다. 삼성과 LG전자 ‘간판’ TV업체는 PDP가 가지는 고유 특성에 독자 알고리듬 기술을 결합해 세계 최고 수준의 화질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 “섬세함을 느껴라”
삼성 PDP 알고리듬은 ‘디테일’과 ‘블랙 리얼리즘’으로 압축할 수 있다. 디테일 리얼리즘으로 깊은 컬러, 깨끗한 원본 영상을 구현해 주는 등 섬세한 표현을 통해 자연에 가까운 화질을 구현해 준다. 삼성 PDP TV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입력 영상의 해상도를 TV가 알아서 판단해 최적의 화면(Detail)을 구현하는 해상도 복원 기술을 탑재했다. 저해상도(SD급) 영상을 위해서는 전송 과정에서 생기는 화질 열화를 자동으로 추적하여 원본 영상으로 복원하는 독자적인 영상 에러 복원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PDP 고유의 컬러 표현 확장 알고리듬을 적용해 빛의 삼원색인 빨강·초록·파랑에서 색의 삼원색인 청록·자홍·노랑으로 넓혀 컬러를 세밀하고 깊게 표현한다. 색 재현이 거의 100%에 가까워 눈에 보이는 그대로 잡티 하나 하나까지 생생하게 잡아내는 ‘와이드 컬러 컨트롤 프로(Wide Color Control Pro)’도 삼성만의 고유 기술이다.
블랙 리얼리즘은 동·남향 집이 많아 아침부터 낮까지 빛이 많이 들어오는 국내 주거 환경을 고려한 기술이다. 거실과 형광등 등 외광 반사율을 낮추고 영상의 내광 투과율을 높여 밝은 조명 아래서도 선명한 영상을 더욱 깊이 있는 화질로 구현했다. PDP는 셀 자체가 발광해 영상을 표현한다. 기존 제품은 블랙 영상신호가 들어오면 픽셀의 빛이 어두워지는데 그치는 데 반해 삼성 PDP는 블랙 신호가 들어왔을 때 픽셀이 완전히 꺼지면서 깊고 진한 블랙을 구현해 메가 명암비를 실현했다.
# LG전자 “선명한 자연색을 즐겨라”
LG전자 TV 화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 바로 ‘컬러 디캔팅’이다. 와인 용어인 디캔팅은 오래 묵은 와인을 새 용기에 옮기면서 맛과 향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행위를 말한다. 마치 와인 맛을 최대한 끌어내는 와인 디캔팅처럼 TV 화질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에서 붙인 이름이다.
컬러 디캔팅은 기술적으로 화면 전체를 ‘한번’ 바로잡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피부색·배경색·음영 등 화면에서 나오는 다양한 색채를 개별적으로 인식해 두 번 조정해 개별 컬러의 고유성을 살린 것이다. 여기에 반광 필름을 적용해 빛 반사를 없앤 LCD 패널과 형광체 입자 크기를 줄여 빛을 낼 수 있는 면적을 최대로 늘린 이른바 ‘울트라 브라이트 PDP 패널’을 채택해 밝은 곳에서도 선명한 영상을 보여 준다.
화면 속 피부색만을 따로 인식해 배경과 간섭현상을 없애 자연 그대로 피부색을 표현하는 것을 물론, 영상에 따라 자동으로 밝기 레벨을 조정해 더 세밀하고 부드러운 영상을 표현해 준다. 화면 테두리와 스피커를 과감히 없애 어느 각도에서도 한 장의 유리가 벽에 걸려 있는 듯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싱글 레이어(Single Layer)’ 기술과 영화를 시청할 때 TV 방식에 맞게 영상을 늘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떨림 현상을 제거해 매끄럽고 편안하게 원본 영상 그대로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한 ‘리얼 시네마’ 기술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메가급 명암비와 응답 속도(1억분의 1초), 초당 600개의 프레임을 전달(600Hz)해 영상이 부드럽고 끌림이 없다는 점도 LG만의 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