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모델 `휘센 S라인` 15초에 한대씩 생산

인기모델 `휘센 S라인` 15초에 한대씩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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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창원시 성산동 LG전자 창원 2공장. 에어컨 생산라인이 있는 곳이다. 지난 5일 금요일 오후, 주말을 앞두고 대부분의 공장이 연휴 분위기지만 이 곳은 예외다. 2공장 모든 라인이 ‘풀가동’ 체제였다. 쉬는 라인이 없어 모든 직원이 눈 코 뜰새 없이 분주했다. 에어컨 공장만 본다면 이미 경기는 저점을 찍고 회복기로 돌아선 느낌이었다.

창원 에어컨 공장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 덕분이다. LG전자 측은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이 평년(16.9도)보다 1.3도 높은 18.2도를 기록했다”며 “1973년 이래 2001년 5월과 더불어 최고치로 에어컨 업계도 기대에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 사업본부 글로벌 운영(GO)팀장인 서석장 상무는 “휘센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1.5배가량 늘었다”며 “최대 성수기인 7월 평균 판매량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라인을 풀가동 중이지만 일부 모델은 물량 부족 현상까지 빚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어컨 공장은 지난달 13일부터 수요를 맞추기 위해 24시간 가동을 시작했다. 평일 잔업에 주말 특근이 이어지지만 공장은 ‘신바람’이 불고 있다. 창원공단 내에서도 경기 불황으로 내수가 크게 위축되면서 가동을 멈추거나 생산량을 줄인 공장이 많지만 이곳 만은 예외다. 창원 에어컨 공장은 LG전자 내에서도 ‘혁신’ 공장으로 알려져 있다. 도요타 생산 방식을 토대로 독자적인 ‘휘센 생산 방식(WPS)’ 구축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생산 효율을 높였을 뿐 아니라 재고 일수도 전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였다. 지난달에도 구본무 LG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가 방문했다.

창원 작업장은 크게 실외기 인버터와 소비자용 에어컨 라인으로 나눠져 있다. 총 4개가 있는 실외기 라인에서는 9초마다 제품이 한 대씩 쏟아져 나온다. 불과 3개월 전 만해도 13초였지만 이를 9초로 단축한 것이다. 가장 인기 모델인 ‘S라인’ 제품을 생산하는 일반 에어컨 라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5초마다 S라인 에어컨 한 대가 탄생한다. 조립 공정이 복잡한 에어컨은 대략 55∼60단계 공정을 거쳐야 한다. 라인 길이만 해도 160m에 달한다. 그만큼 라인 곳곳에서 불량이 날 수 있고 생산성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창원공장은 ‘밑으로부터 개선’을 통해 이를 해결했다. 작업 현장 목소리에 충실하면서 작은 곳부터 개선해 나가 LG만의 생산 공정을 구축했다. 한 마디로 현장의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공정을 바꿔 나간 결과다. 제조그룹 구석근 부장은 “일주일만 휴가를 다녀와도 라인이 변해 있다”며 “현장 직원 모두가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혁신에 나선 결과”라고 말했다.

LG전자 에어컨 사업본부는 올해가 사실상 사업 원년이다. 노환용 부사장을 수장으로 본부체제로 출범했다. 창원공장은 ‘글로벌 톱’ 수준의 종합 공조기업을 위한 생산 전초 기지다. LG는 지난해 중동 지역을 추가하면서 전 세계에 9개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400만대 생산 시설을 갖춘 창원공장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내수와 수출을 위한 전략 기지로 도약 중이다.

창원=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