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해 보이는 상품 하나에도 이렇게 다양한 목적의 디자인이 접목될 수 있다니 놀랍습니다.”
지난 3일 생활·환경·교통·복지 분야의 경기도 공무원 20여명이 경성대 유니버설디자인 체험관을 찾았다. 이들은 기기 작동을 위해 버튼 작동 순으로 디자인된 리모컨, 소리뿐 아니라 불빛 신호로도 전화가 온 것을 알려주는 전화기, 왼손과 오른손잡이가 함께 쓸 수 있는 공구 등 다양한 유니버설디자인 제품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유니버설(universal)은 ‘보편적인, 광범위한, 전체의’라는 뜻이다. 유니버설디자인은 ‘가능한 많은 사람이 차별이나 불편을 느끼지 않고 이용 가능하도록 처음부터 제품·환경·서비스를 계획해 디자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령자, 장애인을 대상으로 불편 요소를 줄이려는 ‘배리어 프리(barrier-free)’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장애와 연령·국적·성별, 심지어 왼손과 오른손잡이 등의 차이를 넘어 다양한 환경 속에 사용 편의를 배려하려는 생각이다.
경성대 유니버설디자인연구센터(UDRC·센터장 이호숭 경성대 디지털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러한 유니버설디자인의 개념을 알리고 전문인력 양성과 디자인 산업에 확대 적용하기 위해 지난 2004년 설립된 특성화 연구기관이다. 지식경제부 디자인 기반구축사업의 일환이다.
우리 사회는 개인과 기업, 공공을 가리지 않고 고령화의 급진전과 지속적인 장애인구 증가, 그리고 인류 편의를 위해 빚어진 환경 피폐와 자연 재해 등 다양한 사회 문제에 직면했다. 지금까지의 디자인 또한 대량 생산의 산업화 시대 속에서 건강하고 젊은 성인 남성을 평균적인 사용자(디자인 대상자)로 보고 진행됐다.
서로를 배려하는 공생의 가치 속에서 ‘인간중심 디자인’을 바탕으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이 센터의 궁극적 목표다. 센터는 그동안 사용성 평가룸 등 다양한 계측장비를 구축했다. 이를 활용해 사용 편리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룬 소비자 용품 개발과 산업현장에서의 맞춤식 디자인 클리닉,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 및 콘텐츠를 보급해왔다. 정부의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정책에 발맞춰 고령친화 관련 각종 사업을 전개해왔다. 산업체 지원과 석·박사 과정 연계운영, 산업체 위탁교육 등 관련 전문인력 양성에도 매진했다.
센터는 고령화, 친환경, 국제화·다문화 시대 등 기존 사회적 요구에 대응해 유니버설디자인 확산을 기본으로 앞으로는 지역 디자인 계발 능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를 토대를 디자인을 결합한 지역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이호숭 센터장은 “무엇보다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유니버설디자인을 기반으로 기술과 디자인, 문화가 융합된 지식서비스 R&D 집적 플랫폼을 구축해 지역 사회와 산업계가 요구하는 디자인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