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사파이어 기판을 이용하지 않고도 저렴한 실리콘 기판을 이용해 발광다이오드(LED)를 제작할 수 있는 꿈의 반도체 기술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단장 이조원)의 지원으로 한양대 오재응 교수와 충남대 김문덕 교수팀이 공동 개발한 ‘자기정렬 결함감소(Self-Aligned Dislocation Annihilation)’라는 원천기술을 통해, 실리콘 기판 위에 다양한 화합물 반도체를 성장시키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빛을 내는 발광다이오드(LED), 초고속 신호처리 등에 사용되는 화합물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장점이 크지만 가격이 5배 이상 고가여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기업과 학계는 값싼 실리콘 기판에 화합물 반도체를 성장시켜 우수한 광학 특성과 초고속 동작이 가능한 반도체 소자를 만들려는 연구를 진행해왔으나 결함 밀도가 높고 소자 특성 저하라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오재응·김문덕 교수팀은 자체 기술로 실리콘 기판에 다양한 화합물 반도체를 성장시켰으며, 물질에 따라 기존방식보다 100분의 1이하의 결함 밀도를 갖는 고품질 반도체를 성장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개발된 기술은 나노 양자점이 결함 주변으로 몰리는 표면이동 현상을 이용하여, 이종 반도체 간 성장 시 발생하는 결함 밀도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원천기술이다. 공정이 단순하면서도 원하는 위치에만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개발된 이종 반도체 성장 기술을 그린IT 분야인 LED 및 고효율 전력소자에 적용할 경우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가질 뿐만 아니라, 저가의 초고효율 태양 전지 등과 같은 그린에너지 분야 등에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새로운 기능이 첨가된 ‘집적 광전자 시스템(Integrated Optoelectronics System)’ 및 지금까지 꿈으로만 여겨온 ‘전자와 광전자의 하이브리드 소자’ 개발도 한층 앞당길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이 적용되는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화합물 반도체 웨이퍼 분야 16억달러, LED 분야 127억달러, 태양전지 분야 700억달러로 전망된다. 연구결과는 지난 3일자로 세계적인 나노기술 학회지인 나노테크놀로지에 소개됐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