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교통혼잡이 심해지면서 G밸리 내에 ‘자출족(자전거 출퇴근족)’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자체는 지난 4월 정부가 자전거 도로 건설 계획을 밝힌 이후 최근 몇 달 새 자출족 수는 20%가량 늘었다고 밝힌다.
자전거 열풍을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은 각 건물 자전거 보관소다. 실제로 자출족이 급증하면서 각 아파트형공장의 자전거 보관소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각 건물 관리소들은 일부 방치된 자전거를 자체 처분하거나 자전거 보관소를 추가 확보하고 있다. 폐쇄형 보관시설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는 곳도 늘었다.
G밸리 업체에서도 자출족 동호회가 구성되는 등 사원들 자체적으로 자전거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3단지에 있는 엠게임은 현재 전 직원의 10%에 달하는 43명이 자출족 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다.
G밸리에 자출족이 급증하는 데는 거주지가 인접해 있을 때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출퇴근 시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남부순환도로, 서부간선도로, 도림천 복개도로를 거쳐 들어오는 교통 유입량이 많고 단지 사이의 도로폭도 좁아 자전거는 G밸리에 딱맞는 효율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화곡동에서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배정암씨(키컴 근무)는 “출퇴근에 45분 정도 걸리지만 이곳에서는 자전거가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라고 말했다.
G밸리에 자전거 열풍이 불면서 지자체도 대응에 나섰다. 금천구청은 3단지를 자전거 친화타운으로 조성, 지하철역과 연계한 자전거 순환도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금천구청역에 이르는 벚꽃십리길을 올 8월 말까지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로 조성하고 각 역에 자전거 전용 주차타워를 건설할 예정이다. 구로구청은 1단지에 인접한 도림천 복개도로를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로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다.
김유환 엠게임 자출족 동호회장(개발사업부 실장)은 “G밸리 자출족의 가장 큰 어려움은 1·2단지와 3단지를 가로지르는 철길”이라며 “무엇보다 철길과 지하철 역사를 넘나들 수 있는 경사로를 마련해 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