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의 새로운 시대가 다가왔다. 키보드와 조이스틱을 거친 비디오 게임은 무선 컨트롤러를 이용한 동작감지 게임으로 지난 2006년 11월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5000만대 이상이 팔려나간 닌텐도 위(Wii)의 성공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제 무선 컨트롤러마저 없애고 동작과 음성을 이용해 비디오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될 날이 코앞에 이른 것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E3 게임 전시회에서 닌텐도 위를 넘어선 수준의 새 비디오 게임 솔루션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MS가 꺼내든 카드는 ‘프로젝트 나탈(Project Natal)’로 불리는 동작 감지 시스템으로 별도의 유무선 컨트롤러가 아닌 이용자의 동작과 음성만으로 X박스360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론 X박스360의 메뉴까지 제어할 수 있다.
이용자가 실제와 같이 표현한 동작을 읽어 게임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 나탈은 손은 물론이고 발·머리 등 신체의 모든 부분을 활용한다. 이 같은 환경은 RGB 카메라, 입체센서, 다층 마이크 등을 통해 읽힌 TV앞 게이머의 동작과 음성이 게임 명령어로 전환됨으로써 가능해진다. 이와 관련해 MS는 앞서 3D입체 카메라 업체인 3DV시스템스를 인수, 관련 기술을 확보했고 같은 분야 업체인 프라임센스와도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MS는 나탈을 소개하면서 격투기·스케이트보드·레이싱 등 게임을 시연하며 다양한 활용례를 과시했다. 격투기 게임은 TV 앞에 서서 주먹을 뻗는 등 실제 동작을 취하면 게임 속 자신의 아바타(가상 캐릭터)가 동일한 동작을 취하며 상대방과 겨루게 된다. 레이싱 게임 역시 허공에 운전대를 손에 쥔 듯한 자세를 취한 뒤 좌우로 돌려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손을 붓삼아 그림을 그리는 게임, 축구 등 스포츠 관련 게임도 소개됐다.
하지만 나탈을 언제부터 이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MS가 게임 개발을 위한 개발자키트(SDK)를 배포했음에도 아직까지는 향후 1년 안에 나탈을 손에 쥐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전시회에서 시연된 수준을 넘어 얼마나 정교한 게임까지 표현할 수 있을지, 닌텐도 위와 비교해 가격은 어떤 수준이 될지 등도 관심사다.
엔비저니어링그룹의 라차드 도허티 애널리스트는 “향후 다중 동작을 인식할 수 있는 카메라 기술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