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은 누구나 쾌적하고 편리한 환경에서 살기를 원한다. 또 쾌적한 삶은 환경보전으로, 편리한 생활은 화석에너지의 소모로 이뤄진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사실 어느 한쪽을 포기하지 않고는 ‘깨끗하고 편한’ 환경의 양립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환경 문제는 곧 에너지 문제’라는 확신 아래 이 두 가지 문제를 큰 틀에서 바라보며 대안을 모색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구자상 에너지나투라 대표(52·부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다.
그는 두 가지 대표직 명함을 갖고 다닌다. 부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와 에너지나투라 대표이사다. 부산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펼치기 위해 환경운동에 투신, 20여년간 시민환경단체에 몸담고 있다.
구 대표는 “환경 문제는 결국 에너지 문제다. 우리 주변에 풍부한 햇빛, 바람, 물 등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이 많지만 성장 위주의 구시대적 방식에 머물러 이러한 자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 경제도 효율을 따지듯 무엇보다 에너지 효율만 높일 수 있어도 여러 면에서 가시적 성과가 크다”고 말했다.
환경운동가답게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향한 그의 비판적 사고는 정책으로 확대된다.
그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관련 기술과 제품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문제는 정책과 기업 및 시민 참여다. 고효율 제품과 에너지 절약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나가려는 정책과 실제로 이를 받아 사용하는 기업과 사회의 노력이 연계돼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에너지나투라는 비판적 시각과 대안 제시 정도에 머무를 수 있는 환경 운동을 실사구시 차원으로 끌어올린 사회적 대안기업이다.
구 대표는 “그린피스 등 세계 유명 NGO에서 이미 여러 대안기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라민은행 등이 그 좋은 사례”라며 “시민운동의 연장선상에서 기업 경영방식을 접목해 사회와 산업 속에서 직접 실천하고 그 성과를 경영으로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공공성에 더 큰 무게를 둔 에너지나투라는 그래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일반기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에너지 사업을 발굴하고 참여해 이익을 창출하지만 보다 공익적 목적에 부합하도록 기획·시공하며, 수익도 고용확대, 공익목적의 사회 운동에 재투자한다. 100% 시민의 돈을 모아 만든 부산시민햇빛발전소 1·2호기는 에너지나투라가 보여준 대표적인 공익 성격의 기업 활동이다.
구 대표는 “살기 좋은 도시는 현재 살고 있는 시민의 삶의 질로서 평가받아야 한다.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효율을 높여 화석에너지를 사용을 줄이는 길이 그것”이라며 “깨끗하고 살기 좋은 부산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