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투비, KT 그늘 나와 `포스코 품`으로

 기업소모성자재(MRO) 전문업체인 엔투비가 KT와의 사업 협력을 청산한다.

 KT가 보유하고 있는 엔투비 투자지분을 포스코에 전량 매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KTF·KTH 등 KT그룹 7개 계열사로부터 발주받은 MRO 물량은 KT 소모성 구매 대행사인 KT커머스에 넘겨주고 엔투비는 포스코의 철강 원자재 구매대행 서비스에 주력할 전망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KTF·KTH·KT서브마린 등 7개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엔투비 지분 30.31%를 엔투비 모기업인 포스코에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KT 내부에서는 엔투비 사장과 경영본부장이 포스코 출신인 만큼 KT MRO 부문을 KT커머스로 가져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KT 관계자는 “앞으로 이사회를 통해 엔투비 지분에 대한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며 “서류상의 모든 절차를 끝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KT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포스코의 엔투비에 대한 지분은 60.62%로 늘어나게 되며 사업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엔투비의 거래규모 7500억원 가운데 포스코가 차지하는 부분은 3000억원으로 40%였으며 사무용품만을 구입했던 KT MRO부문은 20% 가량인 1300억원이었다.

 매출의 일정부분을 담당했던 KT MRO 부문이 떨어져 나감에 따라 엔투비는 하반기부터 원·부자재 구매대행에 더욱 매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철강제품의 구매대행이 많아지고 포스코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영업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엔투비는 최근 영업과 마케팅 경쟁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사업과 경영지원 2부문 체제를 마케팅·소싱·경영지원 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와 함께 사업부에서 진행한 계열사 구매대행 사업을 마케팅과 소싱부로 양분했다. 여기에 엔투비 내 KT MRO를 담당했던 20여명 가운데 일부가 KT커머스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부 인력을 마케팅부서로 분산 배치했다.

 엔투비 관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KT MRO 부문 인력을 상당부분 줄였다”며 “앞으로 주요 거래처에서 KT가 빠지게 되면 포스코 구매대행 물량을 늘리거나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경영전략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