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기업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외국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된 김광로(63) 인도 비디오콘 부회장이 자신의 인도시장 성공 경험담을 책으로 엮어 출간한다.
김 부회장은 10일 그동안 경영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와 철학을 담은 ‘세계경영 크레도’를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책에는 그가 1990년대 LG전자 인도법인장을 지내면서 일궈낸 성공신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인도 전역을 발로 뛰며 열악한 사업 환경을 극복해낸 경험담과 현지인 조직 관리 및 마케팅 노하우를 △세계화 △열린 마음 △권한위임 △혁신 △마케팅’ 등 다섯 가지의 주제와 27개 ’크레도(Credo)’로 분류해 설명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이 책에서 현지인들에게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권한 위임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은 표현으로 강조했다. “근사한 말로 해서 권한위임이지, 기다릴 줄 아는 배짱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자기는 70점밖에 안 되면서 부하 직원에게 100점을 요구하는 상사가 있다. 그러면 임파워먼트가 되지 않는다. 기대치를 70%로 낮추는 게 먼저다. 그러려면 참을성이 필요하다. 용서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용서하는 기업문화가 있으면 사원들이 용감해진다. 실수와 실책을 나무라지 않고 의욕을 북돋우면 서로 도전하겠다고 손을 번쩍 든다”.
그는 “서점에 가면 경영 이론서들이 넘쳐나지만 직접 경험에서 우러난 노하우를 전수하는 책은 드물다. 경영학을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1997년부터 6년간 LG전자 인도법인 초대 법인장을 지내면서 회사를 현지 가전업계 1위로 끌어올린 입지전적 인물이다. 또 2005년 LG전자 동남아지역 대표로 자리를 옮겼던 그는 지난 2007년 현직에서 은퇴했지만, 지난해 5월 인도 가전기업인 비디오콘의 CEO로 인도 시장에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