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지식재산권 분쟁에 대응해 특허침해소송과 심결취소소송 관할을 특허법원에 집중하고, 기술 전문성을 활용한 정확한 심리를 위해 변호사·변리사 공동 대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차호 성균관대 교수는 10일 한국지식재산연구원과 여의도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지식재산 세미나’에서 “특허소송제도의 효율성 및 전문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지식재산강국은 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미국·일본·영국의 지식재산 사법제도를 비교하면서 현행 특허관련 사법제도의 문제점으로 심결취소소송 및 침해소송의 이원화와 침해소송 대리의 변호사 독점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특허법원 집중과 공동대리제 도입을 통해 특허소송 제도를 지식사회형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동수 대법원 판사는 “국내에서 침해소송의 항소심 관할 집중의 당위성 자체에 대해서는 대체로 이견이 없으나 조속한 입법화를 위해 외국의 운영경험과 우리나라 특유의 소송구조 및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특허관련 침해소송은 법과 기술이 만나는 영역인만큼 변리사의 소송대리권 부여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중 LG전자 특허센터 상무는 “특허사건의 관할 집중은 국제적인 흐름이고, 특허침해사건에서 변리사를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법률서비스를 받는 소비자 입장에서 기본권 제한에 해당한다”며 “적절한 대리인을 선임하려는 기업의 절실한 욕구를 법률적 규정에 의해 제한받고 싶지 않다”며 소송대리인 선택권 확보를 주장했다.
조용환 특허청 심판장은 “특허판결의 전문성 및 통일적인 법 해석을 위해 동일 기관에서 판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변호사가 단독으로 맡는 현행 대리제도는 특허침해소송의 기술 전문성 확보가 곤란할 뿐 아니라 소송당사자의 대리인 선택권을 부당하게 침해함으로써 권익보호에 미약하다”고 강조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