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열 가지 과학혁명
곽영직 지음, 한길사 펴냄.
패러다임의 전환 또는 좁은 의미에서의 ‘과학혁명’은 미국의 과학사학자 토머스 새뮤얼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에 처음 등장한 말이다. 토머스 쿤은 과학 활동에서의 새로운 개념이 객관적 관찰을 통해 형성되기보다 연구자 집단이 모두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형성된다고 주장했다. 자연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축적되면서 과학이 점진적으로 발전한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과학 발전은 혁명적인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고 역설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과학의 발전 과정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과학사에서 일어났던 크고 작은 혁명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 책은 과학혁명이 언제, 어떻게, 어떤 사람들에 의해서 일어났으며, 이를 통해 인류문명은 어떻게 진보했는지를 이해함으로써 과학의 큰 흐름을 짚어보고자 한다. 과학발전에 혁명적인 전환점을 제공한 과학자들의 지적 여정을 따라가면서 인류가 이뤄낸 눈부신 과학적 성과들과 그 미래상을 그려보는 교양과학서다.
물리학자이자 과학저술가인 곽영직 교수는 물리학, 천문학, 화학, 생물학 등 여러 학문 분야를 넘나들면서 과학사의 주요 장면들을 포착했다. 과학의 전체 그림을 그려보기 위해 10명의 인물과 그들의 저서 및 연구 업적을 선정해 그 내용은 물론이고 인물과 당시 시대적 배경 등을 살펴보고 이것이 과학발전에 미친 영향을 짚어냈다. 과학자들이 위대한 성취를 얻기까지 부딪혔던 오류들과 극복 과정을 보여주는 한편 과학자들 사이의 우정이나 갈등과 같은 인간적인 면모도 그려낸다.
기존의 우주관인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부터 진화론을 통해 창조론에 의문을 던지고 인간과 신의 관계를 변화시킨 다윈, 우주의 기원을 밝히고자 한 빅뱅이론,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히고 유전정보의 비밀을 풀어낸 웟슨과 크릭에 이르기까지 과학사의 거장들이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독자들은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각이 어떤 변화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지는 짐작할 수 있다. 1만5000원.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