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 : 이석 투이컨설팅 상무
“고객과 개발업체 성공이 우리의 목표”
다양한 이해관계자 견해 수렴해 최적의 대안 도출
금융권을 포함한 국내 대형 기업들은 대부분 차세대시스템을 수행했거나 수행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방대한 자원과 다양한 기술 및 인력이 투입되는 차세대 프로젝트는 리스크도 크다. 특히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견해를 수렴해 최적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PMO(Project Management Office) 서비스는 이런 점에서 차세대 등 대규모 IT프로젝트의 필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차세대 프로젝트와 PMO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는 방대한 예산과 인력, 장기간의 구축 기간이 필요한 대형 사업이다. 즉, 엄청난 리스크를 갖고 있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차세대 사업에서 PMO를 도입하는 것도 대형 사업에 따르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이다. PMO는 고객을 대신해 대형 프로젝트의 진행과 관리, 모니터링, 평가를 체계적으로 수행한다. 현실적으로 고객들이 이런 능력을 직접 보유하기는 어렵다. 특히 주관업체가 많은 협력업체를 동원해 수행하는 턴키 프로젝트의 경우 PMO가 이들의 역할과 책임(R&R)을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
고객과 개발업체 사이에서 R&R에 대해 이견이 발생하기 쉽다. 비즈니스 검증이나 프로그램 연계 테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럴 때 PMO는 현실적으로 중재안을 제시하고 합의를 도출해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PMO는 차세대 사업의 제안 요건 정의부터 업체 선정, 자체 역량 준비, 실행, 오픈 후 운영에 이르는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지원한다. 각 단계에 실제로 착수하기 전에 예상되는 위험을 제시하고, 리스크를 예방하는 것도 PMO의 임무이다.
이러한 역할을 위해 PMO는 프로젝트와 아키텍처, 거버넌스, 비즈니스 혁신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프로젝트 관리는 가장 기본적인 역량이고,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아키텍처를 관리하는 능력이 PMO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만들어낸다. 이 역량에 의해 프로젝트의 품질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PMO를 자체 인력으로 구성할 것인지 아니면 외부 전문인력을 활용할 것인지 하는 것도 중요한 이슈다. PMO가 반드시 외부 인력일 필요는 없다. 자체 인력과 노하우를 보유한 경우에는 고객이 직접 PMO를 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발 업체가 구현과 PMO를 같이 수행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객관적인 평가와 조언 즉, 프로젝트 단위 조직들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PMO 인력은 프로젝트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하기 때문에 단계별로 수행하는 역할에서도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같은 사람이 같은 직무를 한결같이 수행하는 방식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프로젝트 관리 및 진행체계를 구축하는 초창기에 PMO의 역량을 집중 투입하고, 체계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PMO 인력도 전체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동참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시스템 오픈을 준비하는 단계에 다시 전체 인원이 총력전으로 돌입하게 된다. 이때 개발팀은 개발에 전념하고, PMO는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PMO의 성공 노하우
프로젝트 성공이란 품질과 납기의 달성에 달려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목표는 일종의 상충관계(trade-off)이다. PMO의 입장에서는 아키텍처 청사진 관리와 상호협동 검증 등의 조언 기능과 프로젝트 진행상황 모니터링과 사전 리스크 관리 등 관제탑 기능을 적절히 결합해 최적의 절충점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PMO는 ISP 수립부터 분석과 구현,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모니터링 활동을 수반해야 한다.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프로젝트 이해 당사자들이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이미지를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납기의 달성은 사전 계획과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PMO는 단계별로 다음 단계 공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리스크와 이슈를 사전에 고민하고 이러한 검토의 결과를 선행 공정에 미리 반영해야 한다.
차세대 같은 통합 시스템의 경우 여러 시스템과 업무 영역 사이의 정합성 보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참여자의 업무 및 정보 공유가 이루어져야 한다. 유사한 업무 기능들을 통합하는 기능 중심의 모델을 지향하며, 다양한 역할의 산출물을 검토한 결과가 품질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특히 빅뱅 방식 접근에서는 전사 표준과 원칙의 준수가 필수적이다.
프로젝트에서 작업의 완료는 약속된 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말한다. 작업의 결과가 영역별 리더와 PM 및 PL, 품질 책임자, 아키텍트, 고객사 IT 담당자와 고객사 현업 담당자의 평가 기준과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개발업체가 사전 준비와 작업 수행, 마무리 등의 과제를 혹독하게 점검하기는 어렵고 아무래도 이것은 PMO의 역할일 수밖에 없다.
품질 달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비즈니스 인력의 역할이다. 사실상 차세대시스템의 품질은 이 비즈니스 인력들의 열정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구사항 정의, 시스템 설계, 개발, 테스트 등의 작업에서 비즈니스 인력의 참여는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를 위해 PMO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필요하다.
프로젝트가 예산의 범위 안에서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조율하는 것도 PMO의 임무다. 프로젝트 범위 관리에서는 요구 사항이 명확하게 정의되어 화면 및 비즈니스 규칙으로 상세화되어 설계에 반영되도록 하고, 이를 추적 관리하며 추가 요구에 대한 변화 관리를 수행해야 한다. 요구사항의 사전 검토를 위해 현업 부서와의 의견 조율과 의사 결정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요구사항을 테스트 시나리오로 전환, 지속적인 검증 작업의 세례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
납기의 준수를 결정하는 개발자의 생산성을 점검하기 위해 SPM(Standard Procedure Manual)을 미리 제공하고, 산출물 별로 베스트 프랙티스를 작성해야 한다. 설계와 개발의 분리, 참조모델 활용, 개발자의 의욕 관리(Fun Management)도 중요하다.
프로젝트에서 비상상황은 항상 발생한다. 따라서 재난관리대책이 필요하다. 자원과 납기의 완충장치를 마련하고, 추가 가용 인력과 현업의 신속한 의사 결정 구조, 규제 대응, 시스템 오픈 전후의 시나리오 등을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기술 측면에서는 선도 개발을 통한 검증이 중요하다. 차세대 프로젝트에는 많은 솔루션이 포함되며, 이들이 복잡하게 연계되기 때문에 최적의 아키텍처를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개발자의 능력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업무나 아키텍처, 모델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개발자로 온다는 전제 아래 역량이 앞선 사람이 먼저 경험하고 길을 닦아놓는 선도 개발이 필요하다. 차세대시스템의 품질은 사후 활동이 아닌, 사전 품질 활동에서 결정된다.
최근에는 ISP 이후 개발 작업 중간 단계의 사전 PMO(pre PMO)와 운영 단계의 사후 PMO(post PMO)를 통해 차세대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프로젝트 단계별 PMO의 역할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 PMO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지휘자에게 악보 해석과 악기 이해, 연주자 파악, 연주자의 훈련이 중요한 것처럼 PMO 역시 프로젝트 특성에 따른 작업 공정계획을 수립하고, 조직 전체의 하모니를 이뤄내며, 다양한 전문가들을 하나의 구심점으로 통합하여 시스템 구축의 로드맵을 수립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요건 정의 단계에서는 장기판의 훈수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이때는 실제 산출물을 작성하는 단계가 아니므로 비교적 객관적으로 문제를 볼 여유가 있다. 특정 영역이 아닌 전체 업무들과 아키텍처 상호간의 연계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키텍처 청사진과 원칙에 근거한 검증이 필요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수정하는 뚝심을 가져야 한다.
설계 단계에서 PMO가 하는 역할은 ‘저격수’에 비유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산출물이 급증, 전수 검사가 불가능하고 타깃을 정해 집중적으로 검증하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는 주간 단위의 상시 감리 및 리포팅이 필요하다. 이전 단계에서 팀 작업을 했던 것과 달리 이때부터는 다수 개발자들의 산출물을 소수의 아키텍트들이 개별적으로 검토하는 방식이다.
공식적인 품질 검토 활동보다 비공식적이면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전체적으로 공유해야 하는 핵심 분야의 에러를 집중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또 문제를 단 한 방으로 처치(?)할 수 있도록 베스트 프랙티스를 작성해 제출하는 역량도 필요하다. 구현 단계에서는 검찰이나 경찰로 변신해야 한다. 사명감을 갖고 사회의 부조리와 범죄를 뿌리뽑기 위하여 끝까지 추적하는 자세로, PMO는 프로그램 진도와 품질 확보를 위해 악랄할 정도로 집요한 활동을 펼치게 된다. 사전에 정의한 기준에 근거하여 타협 없는 모니터링 활동을 전개해야 하며, 이러한 활동은 어떠한 예외도 없이 철저하게 추진한다.
최근 종료한 어느 금융기관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의 경우 이 단계에서 코딩 및 개발업체, 테스트 엔지니어, 서브 PL, 고객 대상의 테스트 결과 96.63∼99.63%의 진척도를 나타냈다. 이 고객사의 품질 담당자가 ‘IT 프로젝트에서 진척도를 이런 정도까지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것은 미처 상상해보지 못한 꿈의 숫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것이 꿈의 숫자가 아니라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 되도록 해야 한다.
테스트 및 이행 단계는 비행기로 따지면 착륙 단계로 PMO는 ‘관제사’역할을 해야 한다. 이 때는 변화관리와 실제 테스트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다. 테스트와 이행, 시스템 인프라, 변화관리 등 스케줄을 통제하고 팀과 개인별 상황을 파악하고 통제하는 상황실을 운영해야 한다.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고 비상대책 수립 및 사전 준비 등 위기 상황 통제를 준비한다.
andy@2e.co.kr
<이석 투이컨설팅 상무는>
PMO, EA, ISP 전문가로 현재 투이의 전략서비스(Strategy Service)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EA, 메리츠증권 ISP, 기업은행 EA 상세화 및 EAMS 구축, 수협은행 EA, 대림산업 ITA 구축 및 고도화, 신영증권 ISP와 PMO 등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출처:투이컨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