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초 삼성전자와 스팬션이 체결한 노어 플래시 메모리 상호 특허 사용 계약이 미국법원에 의해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제기한 스팬션의 특허 싸움이 재현될 전망이다. 게다가 미 법원은 스팬션에 유리하게 판결, 삼성전자에 부담을 안겨줄 전망이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델라웨어주 월밍턴 파산법원은 지난 3일(현지시각) 삼성전자와 스팬션간 맺은 특허상호계약 불공평(unfair)하다며 승인을 거절했다. 캐빈 케리 델라웨어주 윌밍턴 파산법원 판사는 ‘양사 간 맺은 계약이 삼성전자에 우호적으로 돼 있어 스팬션 채권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승인을 거부했다.
미국 법원의 파산 관리를 받고 있는 스팬션은 삼성전자와 지난 4월초 플래시 메모리 기술 부문에서 포괄적인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었다. 삼성전자가 스팬션의 특허를 사용할 수 있고, 스팬션도 삼성전자가 보유한 특허를 활용할 수 것이 계약의 주 골자였다. 다만 삼성전자가 보다 높은 특허가치를 가진 스팬션에 7000만달러를 지불한다는 조건이었다.
양측은 이런 내용을 토대로 법원의 최종 승인을 받은 후 그동안의 소송 일체를 취하하기로 했으나 이번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게다가 미 파산법원은 스팬션이 받기로 한 7000만 달러가 저평가 돼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놔 삼성전자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월밍턴 파산법원 측은 “스팬션이 받기로 한 현금 7000만달러가 삼성에 대한 소송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더 큰 협상(deal)이라고 결론 짓기 어렵다”고 했다. 이는 스팬션이 합의가 아닌 소송을 진행하거나 더 많은 합의금을 받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어 앞으로 험난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법원의 승인를 전제 조건으로 포괄적 사용 특허 계약을 체결했다”며 “현재로선 어떤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스팬션은 지난해 11월 삼성이 노어 플래시메모리 기술 가운데 플로팅 게이트 특허 기술이 침해를, 삼성은 올 1월 플래시메모리 특허를 스팬션이 침해했다며 맞소송을 각각 제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