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8일 공개한 세 번째 아이폰 ‘3G S’의 1차 출시 국가에서 제외된 한국의 네티즌이 들끓고 있다. 1년간의 기다림이 또다시 수포로 돌아갔다며, 망연자실한 네티즌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각 미디어도 왜 아이폰을 한국에서 만날 수 없는지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아이폰을 출시하기 위한 국내 이통사들의 노력까지 중단된 것은 아니다. 지금도 복수 이통사가 아이폰 도입을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거나 검토하고 있다. 다만 지연될 뿐이다. 어차피 아이폰을 목 빼고 기다린 소비자라면, 연말까지 더 기다리면 만나볼 수 있다.
이제 아이폰이 한국에 언제 출시되는지보다 ‘한국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아이폰은 단순한 휴대폰이 아니다. 핵심은 사용자 요구에 맞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다. 앱스토어에서 볼 수 있듯이 아직 국내 소비자를 위한 한글 프로그램이 크게 부족하다. 국내에서 얼리어답터와 애플 마니아 이상의 수요를 창출하려면 한글 애플리케이션이 더 많아져야 한다. 이통사의 수익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애플이 국내 개발사들을 얼마나 끌어안을 수 있을지 관건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애플 내부에 있다. 최근 국내에서 세 번째 폭발한 ‘아이팟 나노’를 놓고 애플은 “0.004%의 제품에 있는 불량일 뿐이다. 어떤 문제인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아이폰에도 이런 태도가 엿보인다.
한국의 이통 시장과 소비자는 그리 만만하지 않다. 노키아와 소니에릭슨이 국내에서 고전하는 것은 단순히 제품 문제만은 아니다. 애플이 아이폰을 한국에도 줄 테니 좋든 싫든 알아서 쓰라는 태도를 보이지 않기 바란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