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1일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임금을 현재의 약 4배인 월 300달러로, 토지임대료를 이미 납부한 금액의 31배 수준인 5억달러로 각각 인상해 달라고 우리 측 협상대표에게 요구했다.
북한이 향후 협상과정에서 이 같은 입장을 계속 고수할 경우 개성공단은 벼랑 끝으로 내몰릴 전망이다. 우리나라와 북한은 오는 19일 협상을 재개키로 해 해결 가능성은 남겨 놨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오늘 개성공단 남북 실무회담에서 현재 사회 보험료를 포함해 평균 75달러 선인 1인당 근로자 월급을 300달러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며 “연 인상률은 10∼20%로 요구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최저임금은 월 50달러에서 출발, 두 차례 인상을 거쳐 현재 55.125달러로 규정돼 있다. 남북이 합의한 최저임금 기준 임금 인상 상한선은 연간 5%다.
북한은 또 이미 현대아산과 토지공사가 납부한 공단 1단계 100만평의 토지임대료를 1600만달러에서 5억달러로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북한 대표단은 이 같은 요구사항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협의해 나가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는 것으로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북측은 그러나 우리 정부가 조기 해결을 강력하게 요구한 억류 근로자 유모씨 문제에 대해서는 이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총 90여 분간 개성공단 내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회담을 가졌으며 오는 19일 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