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금리·유가 상승에 발목잡히나

최근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과 함께 미국의 금리 상승세가 미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휘발유 값을 비롯한 물가 상승이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워 경제회복에 필요한 소비지출 증가를 막을 수 있는데다 모기지 금리 등 시중 금리 상승은 경제위기의 원인이 된 주택시장의 회복을 힘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 금리의 향방을 가늠케 할 수 있는 미 국채 수익률은 최근 몇주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모기지 금리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0일 3.937%에 거래를 마치기에 앞서 작년 10월 중순 이후 처음 4%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3월에 수익률이 3%를 밑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오른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금리 상승이 경기 회복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면서 정책 당국은 국채 수익률 상승을 투자자들이 경제 회복에 낙관적임을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있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다수는 이를 갈수록 커지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신호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리 상승은 특히 주택시장 회복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기존의 모기지를 재융자받아야 하는 주택 소유자들에게 모두 금리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HSH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10일 5.79%에 달해 2주 전의 5%에 비해 크게 올랐다. 50년 만에 최저였던 몇달전의 4.75%에 비해서는 1%포인트나 상승했다.

이로 인해 주택소유자들이 재융자를 받는 활동이 벌써 위축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대변인은 WSJ에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재융자를 받는 것이 이미 실제로 줄고 있다”고 말했다.

높아진 모기지 금리는 재융자를 받거나 모기지 원리금 부담을 줄이려는 대출자들에게는 타격이고 모기지 재융자를 활성화하려는 미 정부의 주택시장 회복책도 어렵게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UC 버클리대 부동산.도시경제 피셔센터의 케네스 로젠 소장은 “ 주택시장이 이제 막 회복을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모기지 금리 상승은 주택시장 회복을 비틀거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상승과 함께 유가의 급등세도 미국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어렵게 만들어 경기 회복에 부담이 되고 있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32달러(1.9%) 오른 배럴당 71.33달러에 거래를 마쳐 작년 10월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월에 34달러도 밑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배 이상으로 오른 셈이다.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휘발유 가격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는 갤런당 2.632달러에 달해 작년말의 1.62달러에서 1달러 이상 올랐다.

휘발유 값 상승은 의류나 전자제품 등 완만한 경기회복에 필요한 소비지출을 줄이도록 만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예일대 로버트 쉴러 교수를 인용해 휘발유값 상승이 모든 사람에게 타격이 되고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하면서 휘발유값 상승으로 경기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