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기업]박상인 사장

[파워 기업]박상인 사장

 박상인 새로텍 사장(59)은 요즘 ‘그림’에 푹 빠져 있다. 틈만 나면 화랑을 찾는다. 크고 작은 전시회에도 가급적 빠지지 않는다. “그림과 경영은 닮은 꼴입니다. 그림을 보는 안목은 절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습니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긴 안목을 가지고 기다리는 사람이 결국 과실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박 사장의 경영철학은 새로텍을 외장형 저장장치 시장 1위로 만든 원동력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외장형 제품을 내놓은 이후 줄곧 시장 수위를 놓치지 않은 데는 안목을 가지고 끈기 있게 고객에 접근한 게 주효했다.

 “고객이 결국 정답입니다. 사장은 숫자를 챙겨야 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지나치게 데이터에 의존하면 고객을 놓치지 쉽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흔하게 인용하는 ‘시장 서베이’도 그냥 참고 자료일 뿐입니다. 시장 조사와 현실은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그 시간에 고객 목소리를 듣기 위해 현장에 나가 보는 게 더 유용합니다.”

 그의 현장밀착 경영은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한 ‘비법’이다. “새로텍이 수많은 저장장치 업체를 제치고 시장에서 확실한 브랜드를 얻은 데는 입소문 효과가 컸습니다. 한 마디로 신뢰를 얻는 데 성공한 거죠. 거창한 프로모션이 당장 고객을 유혹할지는 모르지만 결국 시장 밑바닥부터 좋은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용산에서 새로텍 제품은 ‘검증’을 받았다. 대기업에서 글로벌 브랜드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새로텍 제품은 ‘추천 1순위’다. “제품 내구성과 서비스가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용산 판매원이 가장 먼저 추천하는 상품입니다. 제품 신뢰가 브랜드 이미지로 이어진 거죠. 신뢰가 쌓인 오프라인 유통망 덕분에 대기업이 이 시장에 들어와도 흔들리지 않고 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박 사장은 올해 다시 수출에 시동을 건다. 디빅스 제품 등 다른 사업도 병행하지만 외장형 저장 장치에서 세계 최고를 목표하고 있다. 새로텍은 이미 2002년 100만달러 수출을 시작으로 2003년 300만달러, 이어 2005년 5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지난해부터 독일 세빗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전시회에도 적극적으로 ‘명함’을 내밀고 있다.

 박 사장은 “해외에서도 새로텍 제품을 써 본 사람은 다시 제품을 찾을 정도로 품질과 성능을 인정 받았다”며 “디자인을 추가해 싱가포르·일본·프랑스 등 세계 20여 개국으로 수출 지역을 넓히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