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환전 성수기인 휴가철을 앞두고 고객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환전은 은행 입장에서 큰 부담 없이 짭짤한 수익(수수료)을 올릴 수 있는 대표 비즈니스 모델. 무엇보다 고객들이 환전을 위해 대개 지점을 방문한다는 점을 십분 활용, 주거래가 아닌 고객을 끌어당기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축제’ ‘페스티벌’ ‘사은대잔치’ ‘이벤트’ ‘우대행사’ 등 각 은행들이 내놓은 이벤트 명칭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100% 환율 우대 이벤트 등장=시중은행 대부분은 환전 우대와 환전 이벤트 두 가지를 동시에 펼치고 있다. ‘환전 수수료 우대’는 국민은행만 범위를 정하지 않았을 뿐 나머지 은행들은 60%(최고 기준)에서 많게는 90%까지 혜택을 준다. 외환은행이 50∼90%로 가장 높고, 농협(50∼70%), 우리(20∼70%), 신한(최고 70%), 하나·기업(최고 60%) 등 약간씩 다르다. 이들 은행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타 은행과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무료 여행자보험 가입, 전화무료이용권 증정, 경품 행사 등 이벤트를 전개한다.
씨티은행은 환전은 아니지만 ‘100% 환율 우대 행사’를 펼친다. 씨티카드로 해외에서 300달러 이상 결제 시 300달러 분에 대해 100% 환전수수료를 감면해 준다.
◇발품팔면 효과 있을까=“고객님은 저희 은행 VIP여서 특별히 환율 우대 수수료가 적용됩니다.” 환전을 위해 주거래 은행에 가면 지금과 같은 환율 우대 이벤트 기간이 아니더라도 으레 듣는 말이다.
그렇다면 요즘 같은 이벤트 기간에는 어떻게 될까. 업계에서는 환전 고객잡기 경쟁이 심해지는 시기에는 ‘딜(흥정)’이 통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타 은행 환전 수수료 우대를 언급하며 깎는 방식이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전 수수료율은 대개 지점장 전결로 창구에서 알아서 정하고 있다”며 “평소에도 우대 혜택을 누렸으니 더 깎아달라고 하거나 타 은행의 사례를 얘기해 더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확인 후 고정 환율 수수료 우대 서비스를 전개 중인 은행과 비교하면 효과적이다. 신한은행은 인터넷에서 환전 시 1000달러와 5000달러를 기준으로 50∼70% 고정 환율 우대행사를 펼치고 있다. ‘최고 몇 퍼센트(%)’라는 기대감에 은행을 돌아다녔다가 낭패를 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차창률 신한은행 외환사업부 과장은 “여름 성수기에 이 같은 이벤트는 고객 유인 효과가 크다”며 “이들 환율 우대책을 잘 활용하면 환전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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