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BLU) TV가 LED 패키징 시장에 판도 변화를 몰아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폭증하는 LED TV용 패널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계열사인 삼성LED와 기존 주력 협력사인 루멘스외에 LED 칩 패키징 구매선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 LED TV 시장의 ‘전부’나 다름없는 삼성전자가 어떤 협력사 구도를 펼치느냐에 따라 향후 LED 칩 패키징 시장은 커다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ED BLU 노트북 및 TV용 패널 출하량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하반기부터 LED 칩 패키징 물량을 종전 삼성LED·루멘스외에 여타 협력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서울반도체와 일진반도체를 추가 협력사 후보로 선정, 현재 시제품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다음달부터 이들 두 회사가 삼성전자의 새로운 협력사로 등장하면서 국내 LED 칩 패키징 시장 구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적절한 시기에 양산 경쟁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구매선 다변화가 우선적인 원칙”이라며 “지금은 LED 칩 패키징을 주로 삼성LED로부터 조달받지만 하반기부터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삼성전자의 LED 칩 패키징 협력사 확대 움직임에는 서울반도체도 적극 가세해 주목된다. 서울반도체는 지금까지 삼성LED(옛 삼성전기)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삼성전자에는 거의 납품하지 못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휴대폰용으로 일부 납품한 정도다. 따라서 서울반도체가 삼성전자의 노트북·TV용 LCD BLU 시장에 입성할 경우 현재 조명 시장 위주의 사업 구도도 크게 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구매선 다변화 전략에 따라 삼성LED는 출범 초기부터 실적을 염려해야 할 처지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초 출범한뒤 LED 칩 양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 고객사이자 ‘한 식구’인 삼성전자가 불과 반년도 안돼 복수의 공급사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삼성LED는 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전무의 차기 사업 구도를 뒷받침할 신설 자회사다. K사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로부터 삼성LED의 뒤를 이을 두번째 공급사(세컨드 벤더)로 제안받았다”면서 “삼성LED가 이른 시일내 양산 체제를 안정화하고 삼성전자외에 매출을 다각화하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