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 불확실성 증폭

석유와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하락 등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발표를 앞둔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3분기가 한국경제의 회복 흐름을 가를 중대 기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에 따라 정부는 일단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상황에 따라 적기 대응을 위한 준비 태세를 갖추기로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5일 “2분기 지표는 괜찮을 전망이지만 3분기가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3분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상황적으로 판단이 쉽지 않은 국면”이라고 밝혔다.

이런 인식은 우리 경제가 1분기에 전기 대비 0.1%에 이어 2분기에는 2% 안팎까지 성장할 전망인 가운데 3분기에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가능성이 여전한데다 원자재값, 환율, 북한 등 변수가 많아지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된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 11일 현지에서 배럴당 71.19달러에 거래되면서 작년 말의 배 수준으로 올랐다. 국제원자재 가격도 대두의 경우 지난 11일 현재 작년 말에 비해 30.3% 올랐고 동(銅)과 알루미늄 가격도 작년 말보다 73.4%, 10.1%가 각각 상승했다.

3월 초 1,57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1,253.90원까지 낮아졌다. 원화 강세가 계속될 경우 수출 경쟁력과 기업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

북한 변수도 유엔이 대북제재에 나서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여전해 상황에 따라서는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아울러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8일 경기가 오는 9-10월께 전환점을 맞겠지만 위기가 끝나면 급격한 인플레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20개국(G20)이 내년 말까지 경기부양을 위해 5조 달러를 집행키로 하는 등 세계적 경기 부양 공조로 돈이 많이 풀린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 것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유가나 인플레는 중장기 리스크로 보이며 3분기의 문제는 세계수요가 어떻게 나타나느냐 하는 것”이라면서 “바닥은 이르면 5월, 늦게는 9~10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분기는 회복시점에 끼어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경제는 2분기에 빠르게 개선됐지만 3분기에는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이달 말 발표할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 확장적 기조를 유지하면서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을 통한 상황 관리에 주력하되, 국내외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담기로 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몇몇 생산지표 등에 긍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국제금융시장에 불안요소가 있고 원유, 원자재 가격 요소도 공존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는 적극적 재정정책과 경기 이완정책을 펴야 하며 2분기 결과가 나오는 7월 하순께 종합적 판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