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기술을 가장 오랫동안, 가장 많이 채택한 가전 제품은 무엇일까. 아마도 정답은 리모컨일 것이다. 리모컨은 TV에도, 오디오에도, 에어컨에도 하나씩 만들어져 때론 그 많은 수 때문에 골치를 아프게 한다. 이제는 거실 어딘 가에 놓아두었다가 잃어 버린 리모컨을 찾아 헤매는 일도 곧 없어질 지 모른다.
마쓰시타, 히타치 등이 선보인 TV는 소비자들이 스크린 앞에서 단순한 손 동작으로 TV를 켜거나 끄고 채널 및 볼륨 등을 조절할 수 있게 한다.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가 마우스 없이 손동작으로 필요한 파일들을 꺼내 드는 것처럼 말이다.
이 TV에서 리모컨은 더 이상 필요 없다. △근적외선 LED △특수 CCD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등으로 구성된 수신부가 무선으로 사람의 동작을 인식해 명령어를 TV 속에 전달하기 때문이다. 마쓰시타전기 측은 “이미지 센서가 몸동작을 탐지해 리모컨을 대신한다”고 설명했다.
히타치 또한 제스처로 동작하는 TV를 개발 중에 있다. 히타치는 평판TV 하단에 이미지 센서를 넣어 사용자의 움직임을 포착해낸다. TV 앞에서 손을 흔들면 TV가 켜지고, 손을 위아래로 움직이면 메뉴가 디스플레이된다. 볼륨을 조절할 때는 원을 그리면 된다.
이 밖에 파나소닉도 작년 연말 열린 ‘CEATEC 2008’에서 유사한 제스처 TV를 선보인 바 있다.
블루투스 가전도 주목거리다. 블루투스는 휴대폰, PC 등 주로 IT 제품에 흔히 적용돼온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데, 최근에는 TV로 확대하면서 새로운 가전 시대를 열고 있다. 블루투스가 TV에 내장되면 한밤 중 소음 걱정 없이 블루투스 헤드폰으로 나만의 오디오를 감상할 수 있고 PC나 디지털 카메라, 프린터 등과 호환해 사진을 입력하거나 출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 때문에 지난 연말부터 프리미엄 TV에 블루투스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