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Review] 웰빙가전, 5대 시장을 잡아라

[Industry Review] 웰빙가전, 5대 시장을 잡아라

 웰빙 가전은 ‘삶의 질’을 높여준다. 윤택한 삶을 만들어주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정수기·이온수기)과 음식(음식물처리기)을 먹는 데 필요하며 숨을 쉬는 데(공기청정기)도 우리는 웰빙 가전을 쓴다. 청결을 가꿀 때(비데)에도, 청소(살균기)할 때도 필요하다. 쉴 때 필요한 제품(안마기)도 몸과 코드가 맞아야 한다. 이러한 웰빙 가전 시장은 최근 특히 전염병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더욱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기존 가전 시장의 마케팅 포인트가 ‘웰빙’ 기술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백색 가전인 냉장고·세탁기 등에 웰빙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살균·세정 기능이 들어가는가 하면 에어컨에 자동 공기 살균기능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다. 웰빙가전의 영역과 현재를 살펴보자.

 ◇정수기·이온수기

 정수기와 이온수기 시장은 대표적인 웰빙 가전으로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최근 안전한 물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정수기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조100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도 올해는 1조5000억원까지 늘 전망이다. 특히, 보급률도 점차 상승해 오는 2012년이면 10가구 중 4가구 이상이 정수기를 보유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정수기 시장은 웅진, 청호 등 전문 브랜드와 외산, 저가 브랜드가 경쟁 중이다. 그러나 최근 LG전자가 가세하면서 시장을 장악해왔던 중견기업들이 긴장하는 눈치다.

 이온수기는 알칼리수를 향한 소비자의 인식 개선이 이루어지면서 정수기와 함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위니아만도, LG전자와 같은 큰 기업이 이온수기 시장에 속속 진출하기 시작했고, 렌털 마케팅뿐만 아니라 유통망 개선으로 가격 거품을 제거하는 등 소비자 접근성을 한층 높이며 시장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온수기 시장은 2008년 약 2500억원 규모를 달성, 2007년도 1800억원에서 40%가량 증가하는 급성장을 이뤘다.

 국내 이온수기 시장은 초기 전문 기업이 주도했으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웅진코웨이, 일동제약, 동양매직 등 중견기업의 시장 진입이 이루어지기 시작해 최근에는 위니아만도, LG전자, 현대 H&S 등 속속 대기업 및 중견 가전사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 이온수기 제조 및 판매 업체로는 동양매직, 바이오닉스, 김영귀환원수, 일동제약, 중외메디칼, 키스코, 하이텍홀딩스 등이 있으며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일본의 주요 이온수기 업체들로는 트림, 프로톤, 히타치, 모리타 등이 있다. 그간 이온수기는 가정용 의료기기로 분류돼 엄격한 광고 규제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초 식약청으로부터 이온수기의 4대 위장증상 개선 효능을 인정받으며 광고가 허용돼 시장 확대가 활발하다.

 ◇공기청정기

 최근 들어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실내 공기 질에 관심이 증대돼 공기청정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이미 지난 2004년 1000억원을 넘어 매년 20% 정도 급성장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2000년 들어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매년 황사 예보 수준이 업그레이드될 정도로 중국발 황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시장은 대기업이 아닌 중견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분야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웅진케어스가 40.5%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LG 휘센 13.1%, 삼성 하우젠 11.7%, 암웨이 8.3% 순으로 중견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주요 업체는 최근 건강을 먼저 챙기는 웰빙 수요와 함께 황사까지 맞물려 경기 불황에도 매년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만 자체 개발한 ‘슈퍼 청정기술(SPI:Super Plasma Ion)’을 적용, 기능을 크게 개선할 방침이다. LG전자도 디자인과 함께 항균 기능이 개선된 신제품으로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도 이들 업체의 전망은 밝다.

 이상규 LG전자 마케팅 팀장(상무)은 “매년 황사가 심해진다는 예보 때문에 쾌적한 공기를 찾는 고객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며 “지난해 시장 규모가 30만대 정도였는데 올해는 37만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데

 국내 비데 시장은 경기 불황 여파로 지난해에 비해 소폭 줄어든 85만대 정도로 예상된다. 지난해는 100만대 정도였다. 외형은 이렇지만 내부를 보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최근 몇 년간 국내 비데 시장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비데 시장은 최근 디자인 강화와 기능 업그레이드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디자인은 단순하고 슬림한 외관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유선 라인의 콤팩트한 디자인이 도기 일체형과 같은 시각적 효과를 내면서 신혼 부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밝은 컬러의 화려한 패턴과 모노톤의 포인트 컬러 등 다양한 컬러와 패턴도 혼재돼 확산되는 분위기다.

 기능 업그레이드도 한창이다. 기능 진화는 최근 불어닥친 건강 웰빙 바람으로 비데 자체 세정기능 등이 강화돼 나오고 있다. 특히 노즐이 변신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노즐 분리로 세척 기능을 강화했다. 비데 사용 시 가장 오염이 심한 노즐의 재질로 가장 오염도가 낮은 스테인리스를 채택하는 것이 최근 대세다.

 줄곧 지적돼온 위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노비타는 항균 변좌를 전 제품에 도입했다. 자외선을 이용한 살균 변좌도 인기다. 특히, 최근엔 비데를 가장 많이 쓰는 여성을 배려한 제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또 비데는 단순 청결기구를 뛰어넘어 헬스케어 기기로 진화하는 향상을 보여주고 있다. 욕실에 머무는 시간 동안 사용자의 기본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헬스 기능도 강화되고 있다.

 ◇음식물 처리기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중소·중견기업이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루펜리, 한경희생활과학, 에코포유 등 중소기업이 있으며 웅진코웨이, 동양매직 등 중견기업들도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진출해 있다. 현재 국내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다소 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모 방송사의 시사고발프로그램에 노출된 이후 시장 자체가 크게 줄었다. 리딩 업체나 후발업체나 모두 정중동의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음식물처리기의 성수기인 여름이 다가오고 있지만 신제품을 내놓는 업체는 루펜리 한곳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 활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각 업체는 음식물처리기협회 등을 만드는 등 힘을 모으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또 각 지자체에서 ‘음식물쓰레기 감량기기 보조금’ 지급 정책을 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를 발판으로 새로운 유통망을 개척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서울 서초구, 은평구 등은 음식물처리기 업체와 손잡고 각 가정에 음식물처리기를 설치할 때 최대 2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모든 가정에 설치를 의무화할 수는 없으나 각 가정이 원하면 설치비를 지원하고 있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음식물처리기 시장이 빠르게 확장됐다. 다소 정체된 경향이 있지만 난립해 있던 업체나 제품이 정리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자체들도 점차 음식물처리기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성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기타

 살균 건조기·안마기 등 ‘틈새 웰빙 제품’도 점차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자외선 살균 건조기는 주로 식당 등 업소용이 많이 출시됐으나 최근 디자인이 세련되고 크기가 작은 가정용 제품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이 제품은 싱크대에 놓을 수 있는데다 젖병, 칫솔, 장난감, 휴대폰 등 세균 번식이 쉬운 일상용품을 간편하게 살균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살균 건조기는 특정 제품만 살균하는 전문살균기로 진화하고 있다. 칫솔살균기와 젖병 소독기가 대표적인 제품. 가정 내 대용량 벽걸이용에서 휴대형까지 다양하다. 이 제품은 손톱깎이, 렌즈케이스 등 소형 생활용품도 살균이 가능하다. 젖병 소독기는 전기를 이용하는 제품이 늘고 있다. 필립스 아벤트 전기 소독기는 물만 넣고 스위치만 켜면 될 정도로 간편하다. 살균기는 최근 전염병 확산으로 점점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다. 나종호 한경희생활과학 부사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살균 가전 시장은 특정 상품을 살균하는 제품이 다수였으며 종류도 많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칫솔, 행주, 아기 장난감 등 다양한 용품을 살균할 수 있는 멀티 살균기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야채, 과일 등 먹을거리 살균까지 한꺼번에 가능한 제품도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살균기와 함께 의료용 진동기도 눈에 띄게 판매가 늘고 있다. 이 제품은 부분과 전신 마사지가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VVIP 고객층을 겨냥한 LG의료용 진동기는 어깨에서 허리까지 사용자의 체형을 자동으로 정밀하게 측정, 몸 상태에 맞는 최적의 마사지를 제공하고 10㎝ 돌출된 안마볼과 35개 에어백을 이용해 온몸 구석구석 전신마사지가 가능해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