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쿠페가 출고 직후부터 적지 않은 결함들이 쏟아지면서 구매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고 차량을 새 차로 속여 판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지난 3월 제네시스쿠페2.0 차량을 구입한 양모씨는 새로 출고한 차량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결함들을 발견했다. 양씨는 관련 내용을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사이트에 게재하고 연맹 측의 도움을 요청했다.
양씨에 따르면 앞쪽 후드의 칠을 페인트붓으로 마감했으며 뒷범퍼 도색 역시 페인트 두 곳이나 벗겨졌다. 또 앞유리와 천장 몰딩이 떨리고 안전벨트에서는 지속적인 잡음이 났다. 뒷유리에서는 ‘쩌걱 쩌걱’ 소음이 나지만 정비소에서도 지금까지 이를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도 시동이 또 걸리고 20분 이상 차량을 주행하면 RPM이 0으로 떨어져 버리는 경우도 7회나 있었다.
양씨는 “그 동안 12번의 결함으로 3번이나 사고가 날 뻔했다”며 “두 달 내내 사업소를 들락거리며 차 고치러 다녔지만 불안해서 더 이상 탈 수가 없다”고 심정을 밝혔다.
자동차 감정 전문가는 “이런 상황은 사고 차량일 수도 있겠지만 탁송 과정 중에서 발생한 문제를 공정라인이 아니라 사람이 수작업으로 처리하면서 생기는 결함일 수 있다”며 “새 차를 인도받을 때 꼼꼼한 소비자는 이 같은 점을 지적하고 차를 인도받지 않는데 그런 차량을 다른 고객에게 다시 판매하는 경우에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결국 사고 차량이든 탁송과정 중에 발생한 문제든 이 같은 차량을 새 차로 판매해서는 안되지만 국내에서는 환불이나 교환을 받기 위해서는 결함사실을 소비자가 증명해야 하는 점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2일 제네시스쿠페 인도받은 최모씨 역시 40㎞정도로 속도를 높이면 굉음과 함께 RPM이 6000∼7000까지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연맹 등을 통해 문제제기를 지속한 최씨는 최근 현대측으로부터 이례적이지만 차량을 교환해주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이정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은 “제네시스쿠페는 지난해부터 단차(판넬의 이음새가 맞지 않음) 등 각종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