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B에는 지상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위성을 이용한 위성DMB도 있다. 위성DMB는 올해로 시작 4년을 맞이했다. 티유미디어가 의욕적으로 론칭한 위성DMB방송은 ‘퍼스널 미디어 시대의 개막’이라는 화려한 수익어를 앞세워 태어났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위성DMB방송 사업자인 티유미디어는 지난 1일 출범 4주년을 맞았지만 2008년 기준 3400억원의 자본금 중 3086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하는 등 올해 우울한 잔칫상을 받았다.
지난해 티유미디어는 11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390억원 손실로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도 상황이 좋지 않다. 그간 경비 절감에 나선 탓에 1분기 적자폭은 지난해에 비해 20∼3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흑자 달성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올해는 경기 불황으로 연말 실적 개선도 힘들어 보인다. 가입자 순증도 정체가 뚜렷하다. 2006년 100만 고객을 확보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 190만명으로 200만명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간 티유미디어가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전국에 1만여개의 중계기와 방송 송출을 위한 방송센터를 구축하는 데 지난해까지 총 2938억원을 투자했다. 이와 함께 ‘약간 위험한 방송’ ‘시티헌터 고백인’ 등 자체 제작도 활발히 진행, 콘텐츠 질 향상에도 큰 공을 들였다.
이 때문에 위성DMB의 어려움을 정부의 방통 융합 정책의 일관성 부재로 돌리는 시각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규제완화 등 DMB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미미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성을 포함한 DMB방송은 방통융합 서비스인데도 기존 고정형 방송의 규제 틀을 획일적으로 적용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IPTV·와이브로 등에 기반을 둔 또 다른 방송 출현도 예고되면서 정부의 모바일 방송 의지가 어떠한지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티유미디어는 양방향성을 강화한 DMB 2.0을 올해 상용화하고 위성·지상파DMB 통합 단말기를 출시하는 등 올해를 턴 어라운드의 해로 삼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이나 급격한 업황 변화 없이는 이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